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

[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157> 데마고기와 포퓰리즘

bindol 2021. 4. 18. 04:14

두 낱말 모두 대중의 인기에 영합하는 정치행위다. 시효가 있을 것이다.

고대 그리스는 민주주의의 진원지로 인류역사에서 아주 특별했다. 동서양 대개의 나라들과 달리 그리스에는 통일 왕국이나 왕이 없었다. 아테네처럼 도시국가인 여러 폴리스들의 시민이 정치에 참여했다. 당연히 말을 잘하는 능력이 중요했다. 수사학(rhetoric)과 궤변론자(Sophist)들이 생겼다. 시민들의 지지를 얻으려는 데마고그도 나왔다. 데마고그는 감성 자극의 화려한 말솜씨를 주특기로 대중을 꼬드기며 부추기는 사람이다. 20세기 데마고그의 대표선수는 극좌에서 레닌, 극우에서 히틀러다. 슬라브 민족보다 프롤레타리아 계급을 선동해 레닌이 이룬 공산국가 소련은 스탈린에 의해 가장 억압적인 독재 전체국가가 되었을 뿐이다. 공산주의를 증오한 히틀러는 게르만 민족주의를 선동해 유럽의 맹주가 되려 했지만 독일인에게 치욕적 과거의 주인공이 되었을 뿐이다.

데마고기와 비슷한 말은 포퓰리즘이다. 팝송(popular song)처럼 대중의 인기를 얻어 권력을 얻으려는 정치행위인 포퓰리즘의 대표사례는 아르헨티나의 후안 페론이다. 그는 아내 에바 페론까지 이용하고 과도한 포퓰리즘 정책을 펼치며 두 번이나 대통령을 했다. 페론주의에 대한 평가는 좌우로 엇갈리며 큰 사회혼란을 일으켰다.

아직도 히틀러와 같은 현란한 선동술을 수단으로 레닌처럼 되기를 꿈꾸며 페론처럼 되려 한다면 시대착오다. 세상은 돌고 돈다지만 그런 과거로 돌아가기보다 별 인기없는 생태주의로 흘러갈 것같다. 대중의 인기보다 생태의 순리에 영합하는….

박기철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