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하필 5일까? 도대체 무슨 연유나 이치가 있는 것일까?
각을 가진 평면 형태로 우리 눈에 보이는 가장 일반적인 모양은 세모나 네모다. 4혈액형, 4상체질, 4계절을 보면 세상은 4로 이루어진 것같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세상의 기본원소로 물-불-공기-흙의 4 가지를 생각했다. 하지만 만물의 근원을 수(數)로 여긴 피타고라스는 직각 삼각형 정리를 발견했으면서도 그들 학파의 휘장은 5각형이었다.
고대 중국인들은 5에 관하여 더욱 심오한 사고를 했다. 우선 '주역'이 출발점이다. 주역에서 태극은 태극기 무늬와 달리 극성 없는 무극이다. 무극의 태극이 음(--)과 양(―)으로 갈라졌다. 음양과 오행을 통합한 것이 '황제내경', 즉 내경이다. 황제는 실제 역사 인물이 아니라 단군처럼 신화적 존재다. 황제와의 양생(養生) 의술 및 철학 대화집인 황제내경은 목(木)-화(火)-토(土)-금(金)-수(水)의 다섯 가지가 음양 원리에 따라 움직여 세상만물이 생하고 멸한다고 이해했다. 우리 몸도 마찬가지다. 木간장, 火심장, 土비장, 金폐장, 水신장이 상생하거나 상극한다. 오장은 해부하여 볼 수 있는 신체기관(器官)이 아니라 각 장부의 기운이 흐르는 비가시적 경락기관(氣官)이다. 피의 흐름보다 근본은 다섯 기관들끼리 경맥(經脈)을 통한 전체적 기의 흐름이다. 기는 생명 에너지다. 부분적 국소(局所) 중심의 서양의학은 도저히 도무지 이해 못 할 허구다.
오운육기가 작용하는 오대양육대주 지구처럼 우리 몸은 오장육부다. 속이 찬 오장과 달리 담낭-소장-위장-대장-방광은 속이 빈 저장고다. 이들과 함께 기 흐름을 조화롭게 관장하는 삼초(三焦)가 육부다. 우주도 속이 찬 물질과 이에 대응하는 반물질로 이루어졌다. 우리 몸도 작은 우주다.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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