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디지털 데이터 처리기계인 컴퓨터를 사용하면서 문명의 양상은 전환되었다. 그 시조는 알란 튜링이라는 천재다. 한 잎 베인 사과인 애플사의 로고는 독 묻은 사과를 한 입 먹고 자살한 튜링에 대한 스티브 잡스의 오마주다. 2차대전 때 독일군 암호인 에니그마를 풀어 연합군 승리에 기여한 그는 튜링 머신이라는 컴퓨터 사고체계에 따라 1943년에 콜로서스라는 세계최초의 컴퓨터를 만들었다. 수백만 년간 이어져 온 아날로그 세상이 순식간에 디지털 문명을 맞이한 것이다.
군사목적으로 미국 전역의 여러 대 컴퓨터들을 분산시켜 연결시킨 1970년대의 알파넷은 1991년에 HTML 프로그래밍 언어를 사용하는 통신규약인 http(Hypertext Transfer Protocol) 기반의 전지구적 거미줄 통신망(WWW; World Wide Web)으로 확대되었다. 정보통신기술(IT) 혁명으로 정보화 사회의 서막이 열리며 가상(cyber)이 현실(real) 공간으로 되었다. 'blown to bit, woven to net!'모든 자료들은 0과 1의 비트인 2진법의 디지털 데이터로 해체되고,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국면이다. 언제-어디서나(ubiquitous) 네트워크 접속이 가능해지고 있다.
이동하면서도(mobile) 구현되는 모바일 기술은 1G→2G→3G→4G(Generation)로 세대가 바뀌며 LTE(Long Term Evolution)까지 진화했다. 근거리통신망(LAN)은 선 없이도(WIreless) 충실(FIdelity)하게 접속되는 와이파이로 범용화되었다. 푸른 이빨(blue tooth)을 가진 바이킹족이 북유럽을 통합했듯이, 블루투스 기능을 가진 똘똘한(smart) 모바일 기기는 여러 전자제품들을 무선으로 통합하고 있다.
요즘 디지털 세상이 판을 치는 듯하지만 근본 바탕은 아날로그다. 이어령 교수가 제안한 디지털 먼저인 디지로그는 순서가 틀렸다. 아날로그 먼저인 아나탈(anatal)이 맞다.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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