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명성을 얻을까? 좋은 평판을 얻을까? 둘 사이에 큰 간극이 있다.
PR에 Reputation Management가 있다. 우리말로 평판관리에 가까운데 명성관리라고도 한다. 명성관리에 해당하는 Celebrity Management란 용어가 드문 탓도 있겠지만 평판관리와 명성관리는 거의 같은 뜻으로 쓰인다. 하지만 명성과 평판은 다르므로 그것을 관리하는 관점과 방법도 다를 수 밖에 없다. 명성이란 이름(名)의 소리(聲)다. 소리를 높여야 명성이 높아진다. 다른 사람보다 나의 명성을 높이려면 전략적이어야 한다.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을 무기로 사회적 공헌활동을 많이 한다고 생색을 많이 내서 언론에 될수록 많이 노출되어야 한다. 한마디로 피할 건 피하고 알릴 건 알리는 변질된 피알이 사용되어야 한다. 그래서 나의 이미지가 좋아지길 바라는 것이다. 이런 명성과 다른 평판이란 사람들이 나를 만나고 접한 후에 나에 대해 평가하며(評) 나라는 사람이 이러저러하다고 판단하는(判) 것이다. 평판은 명성처럼 내가 높이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으로부터 얻는 것이다. 평판이 좋게 얻어지면 좋은 입소문이 난다. 무작정 언론에 많이 노출되어서가 아니라 나를 접한 한 사람 한 사람의 평판을 통해 입소문이 좋아지기도 하고 나빠지기도 한다.
입소문 마케팅이란 입소문을 수단과 목적으로 하여 명성을 높이고 이미지를 좋게 하려는 활동이다. 내가 부실한데 나를 포장하여 입소문을 억지로 좋게 낼 수는 없다. 한시적으로는 몰라도 지속적으로는 불가능하다. 입소문이란 나의 충실함에 따라 얻어지는 평판이 구전되어 나타나는 결과다. 입소문 결과가 좋게 나는 평판관리라면 물이 차서 흘러넘치듯 순리에 따라야 한다.
박기철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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