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낱말은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바이러스에 의한 것인데 더 심한 바이러스가 있다.
감기는 기를 느낀다는 뜻으로 感氣라 쓴다. 아마도 추운 기운을 느낀다는 뜻이다. 그런데 감기(減氣)가 더 맞는 한자가 아닐까? 감기는 몸 밖이 추워서가 아니라 몸 안이 차서 기(氣)가 떨어지면(減) 감기를 유발하는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이 떨어져 걸리기 때문이다. 아무리 추워도 바이러스가 희박한 남극, 북극 지역에는 감기에 잘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아무리 더운 여름에도 몸의 기가 떨어지면 감기에 걸린다.
바이러스 중 리노바이러스 등에 의한 감기는 콧물로 코에 불이 난 우리말 고뿔처럼 몸 위쪽 증세가 가벼워 자연회복된다. 하지만 바이러스 중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한 독감은 몸살, 발열, 오한, 복통, 식은 땀 등 몸 전체 증세가 지독하다. 그래서 독감(毒感)이라고 하지만 감기와는 원인 바이러스가 다르다. 그래서 독감 예방주사를 맞아도 감기에는 걸릴 수 있다. 감기든 독감이든 냉(冷)해진 몸에서 벗어나 몸의 기가 살아나면 낫는다. 재채기는 냉해진 몸을 격렬하게 움직여 순간적으로 몸을 따뜻하게 데우기 위한 우리 몸의 신비한 반응이다. 재채기를 하면 몸이 개운해진다. 이런 고마운 몸의 반응을 정지시키려고 약물로 대응한다면 자연치유에서 멀어진다.
독감이 더 지독해지고 있다. 사스, 조류독감, 돼지독감, 구제역, 광우병 등이 왜 생길까? 과도한 물질문명으로 너무나 풍요로워진 인간에게 주입된 어플루엔자 때문이 아닐까? 풍요(affluence) 인플루엔자인 어플루엔자(affluenza)는 인간의 탐욕이 멈추지 않는 한 마음에 침입해 더 치명적인 독감을 외부로 만들어낼 것이다.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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