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낱말은 비슷하다. 그러나 메커니즘과 다이내믹스가 전혀 다르다.
가리키다는 어떤 방향을 지시하는 것인데 가르치다는 먼저(先) 태어난(生) 선생님(teacher)이 늦게 태어난 어린 학생을 가르치는 것이다. 가르친다는 밭이나 논을 일구기 위해 땅을 가는 것과 같다. 땅을 간다는 것은 큰 덩어리의 흙을 될수록 작은 가루로 만드는 과정이다. 사람을 가르치는 것도 마찬가지다. 사람 머릿속에 덩어리째 들어 있어 쓸모없는 무언가를 가루가 되도록 쳐서 쓸모있게 만드는 일이 바로 가르치는 것이다. 밭갈이나 논갈이처럼 머리갈이다. 가르치다에 해당하는 한자는 교육(敎育)이다. 교(敎)는 책에 담긴 말씀(爻)을 아이(子)가 알도록 회초리(文)를 들고 치는 일이다. 교육을 위해 적당한 체벌의 회초리가 필요함은 敎라는 한자 안에 녹아 있다. 육(育)은 젖먹이 어린애(子)를 기르는(月) 일이다.
그런데 가르치다와 교육하다보다 더 뜻깊은 말은 educate다. 서양 것이라도 인정할 것은 인정하자. 이 단어는 라틴어 e와 ducare의 합성어다. 밖으로 분출시키는 event의 e처럼 e는 밖으로다. ducare는 이끈다는 뜻이다. 그래서 education은 밖으로 이끄는 일이다. 가르치며 교육하는 것이 배우는 학생 머리 안에서 뭔가를 만들고 그 안으로 집어넣은 것이라면, 에듀케이션은 밖으로 이끌며 끄집어 내는 일이다.
진정한 가르침인 참교육은 에듀케이션에 있다. 에듀케이션 없이 뭔가를 안에서 지지고 볶으며 만들고 안으로 지식을 주입하는 일은 힘든 만큼 효과가 적다. 에듀케이션에 우리의 내일이 달려 있다. 단지 티처나 교수가 아니라 에듀케이터가 그 막중한 일을 한다.
박기철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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