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듬은 우리말로 박자일까 율동일까? 비슷하게 들리지만 아주 다르다.
박자(拍子)란 박수 치듯 치는(拍) 것(子)이다. 친다는 의미의 비트(beat)다. 음악에서 박자는 가장 기본이다. 화음(harmony)이 어그러지고 조성(tonality)이 엇갈리는 현대음악이 있지만 박자는 맞아야 그나마 음악이 된다. 뮤지션들은 박자를 정확히 맞추려고 메트로놈을 켜고 연습한다. 아무리 노래를 못 불러도 박자만 맞으면 기본은 한다. 아무리 폼 잡고 불러도 박자가 안 맞으면 박자바보인 박치(拍癡)다. 그런데 박자만 잘 맞으면 우리 몸을 들썩이게 하는 율동이 되지 못하고 그냥 박자만 단조롭게 기계적으로 맞을 뿐이다.
율동이란 손으로 붓을 잡고(律) 흐르듯 움직이는(動) 것이다. 율동은 흐르는 리듬(rhythm)이다. 박자는 맞추는 것이지만 리듬은 타는 것이다. 서예 고수는 붓놀림에 빠르며 느린 율동이 있다. 음악도 마찬가지다. 율동이 살아야 멋진 음악이 된다. 4/4 박자 음악에서 율동이 살려면 ♩ 하나를 ♪ 두 개로 쪼개고, ♪ 하나를 ♬ 로 나누어 잘게 쪼갠다. 4비트가 8비트, 16비트가 된다. 더 잘게 32비트까지도 쪼갠다. 음 길이를 잘게잘게 쪼갠 후 다시 잇고 묶어 당김음(syncopation)을 넣으면 리드미컬한 율동이 나온다. 가령 브라질 삼바 재즈인 보사노바에서, 음을 잘게 쪼개 잇지 못하고 박자대로만 치면 보사노바 휠링이 안나고 국적불명의 트로트처럼 들린다.
음악처럼 우리 삶도 비트처럼 기계적으로 정확히 움직이면 재미가 없다. 때로는 잘게 쪼갠 것 그대로 빠르기도 하고, 때로는 잘게 쪼갠 것들을 이어 느려지는 율동이 있어야 삶에 리듬이 생긴다. 여유도 생기며 몸속 깊은 곳에서 즐거운 느낌(groove)이 일렁인다.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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