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낱말은 그리 좋은 의미가 아니다. 그런데 원래 좋지 않은 의미일까?
푼수는 원래 분수(分數)다. 자기에게 나누어진(分) 수(數)다. 자기에게 나누어진 분수를 지키면 별 문제가 없다. 문제는 그렇지 못한 경우다. 자기에게 8이 주어졌는데 10으로 행동하면 분에 넘치니 분수에 맞지 않는다. 거꾸로 자기에게 10이 주어졌는데도 8로 행동하면 팔푼이니 이 역시 분수에 맞지 않는다. 원래 좋은 의미인 분수가 발음을 바꾸어 부정적 의미로 바뀌었다. 분수를 모르는 푼수가 된 것이다. 주로 여자에게 쓰인다. 여자가 자기 분수에 맞지 않게 말하거나 행동하면 푼수라고 한다. 푼수짓을 하는 여자를 강조하여 푼수쟁이, 푼수덩어리라고도 한다.
주책은 원래 주착(主着)이다. 가장 주요하고 기본적인 주(主)에 딱 달라 붙는(着) 것이 주책이다. 주에 딱 달라붙어 행동하면 별 문제가 없다. 문제는 그렇지 못한 경우다. 주에서 벗어나면 줏대가 없다고 한다. 주가 아니라 객(客)에 달라 붙으면 객기부리는 것이다. 원래 좋은 의미인 주착이 발음을 바꾸어 부정적 의미로 바뀌었다. 객기부리는 주책이 된 것이다. 주로 남자에게 쓰인다. 남자가 자기 줏대에 맞지 않게 말하거나 행동하면 주책이라고 한다. 주책을 부리거나 주책을 떠는 남자의 주책을 강조하여 주책바가지라고도 한다. 푼수와 주책의 공통점 첫째, 긍정적 낱말이 부정적 의미로 바뀌었다. 둘째, 푼수 여자, 주책 남자처럼 성의 구분이 있다.
셋째가 중요하다. 너무 분수에 따라 살고, 너무 주착을 하고 살면 건조하니 재미없다는 점이다. 가끔은 분수를 벗어나 푼수쟁이가 되고 주착에서 벗어나 주책바가지가 될 수도 있는 것이 자연스러운 인생의 생기있는 모습이지 않을까?
박기철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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