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

[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37> 음력과 양력 ; 달에 맞는 달력은?

bindol 2021. 4. 20. 05:17

지금 우리가 쓰는 달력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음력과 양력을 알면 알게 된다.

밤은 음(陰)이고 낮은 양(陽)에 해당하므로 달력은 낮에 뜨는 태양을 기준으로 하는 양력이 아니라 음력이 중심이다.

음력은 달이 지구를 한 바퀴 돌 때 보여지는 달 모양 변화를 기준으로 한다. 달이 안 보이는 삭(朔)→초승달→ 상현달→보름달→하현달→그믐달→삭(朔)의 주기가 29.5일이다. 양력 1년이 12달인 이유는 음력 주기 29.5일을 맞추기 위함이다. 음력으로 1년은 354일(29.5일×12달)인데 양력으로는 365일이다. 약 10일의 차이가 나므로 이를 계속 놔두면 서로 어긋나므로 음력에서는 19년에 7번씩 윤달(閏月)을 두어 1년이 13달이 된다. 윤(閏)이란 서로 안 맞는 것을 채운다는 뜻이다.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돌 때 걸리는 시간은 정확히 365일이 아니고 1/4일이 더 걸리므로 4년에 한번씩 28일뿐인 2월에 윤날(閏日)을 둔다. 왜 하필 2월일까? 우리가 쓰는 그레고리력의 원판인 율리우스력에서 비롯되었다. 365일을 12달로 나누면 한 달이 30일, 31이면 된다. 그런데 율리우스 시이저는 2월에서 하루를 떼내 자신의 생일이 있는 7월에 보태 31일로 하고 자기 이름을 따 July라 했다. 로마 초대황제인 아우구스투스도 똑같은 짓을 하며 8월을 August라 했다. 또한 없었던 1월과 2월을 집어넣는 바람에 3월부터 월 이름이 차례로 밀렸다. 가령 다리 8개 문어인 옥토퍼스처럼 8을 뜻하는 옥토버 등이 두 달 밀려 10월로 뒤죽박죽되었다.

인간의 얄궂은 장난으로 헝클어진 양력과 달리 음력은 달에 따른 달력이다. 그러면서 지구가 태양을 공전하는데 따른 계절 변화도 24절기로 정확하게 구분한다. 그래서 큰 글자의 음력 아래 작은 글자의 양력이 있어 달에 맞는 달력이 있으면 좋겠다.

박기철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