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치를 배우다 <52> 平天下

bindol 2021. 6. 1. 06:17

고루 다스릴 평(干-2)하늘 천(大-1)아래 하(一-2)

 

1-1에서 1-3까지는 '大學之道(대학지도)'에서 시작하여 '近道(근도)'에서 끝맺었다. "밝은 덕을 밝히는 일"에서 시작하여 "앞서 할 것과 뒤에 할 것을 잘 아는 일"까지 정치의 큰 얼개를 제시한 셈이다.

2-1부터는 '대학지도'를 비교적 자세하게 풀어간다. 2-1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古之欲明明德於天下者, 先治其國; 欲治其國者, 先齊其家; 欲齊其家者, 先修其身; 欲修其身者, 先正其心; 欲正其心者, 先誠其意; 欲誠其意者, 先致其知, 致知在格物."(고지욕명명덕어천하자, 선치기국; 욕치기국자, 선제기가; 욕제기가자, 선수기신; 욕수기신자, 선정기심; 욕정기심자, 선성기의; 욕성기의자, 선치기지, 치지재격물.)

"옛날에 밝은 덕을 천하에 밝히려 한 이는 먼저 그 나라를 다스렸고, 그 나라를 다스리려 한 이는 먼저 그 집안을 가지런히 했으며, 그 집안을 가지런히 하려 한 이는 먼저 그 몸을 닦았고, 그 몸을 닦으려 한 이는 먼저 그 마음을 바루었으며, 그 마음을 바루려 한 이는 먼저 그 뜻을 성스럽게 했고, 그 뜻을 성스럽게 하려 한 이는 먼저 그 앎을 지극하게 했으며, 앎을 지극하게 하는 일은 사물의 알속에 이르는 데에 있었다."

여기서 齊(제)는 가지런히 하다는 뜻으로, 다스리다는 뜻의 治(치)와 같다. 誠(성)은 참되게 하다, 오롯하다는 뜻으로, 聖(성)과 통하므로 성스럽다고 풀이했다. 致(치)는 지극한 데 이르다, 끝까지 다하다는 뜻이다. 格(격)은 이르다, 오다, 바로잡다는 뜻이다.

2-1은 1-3에서 말한 '앞서 할 것과 뒤에 할 것'을 이어받아 유가의 정치철학이라 할 만한 것을 깔밋하게 내보이고 있다.

'明明德於天下(명명덕어천하)'는 달리 말하면 '平天下(평천하)'다. 앞서 '대학지도'에서 가장 먼저 '명명덕'이 언급된 까닭에 여기서도 이 말을 앞세우며 풀어간 것이다. '평천하' 곧 "천하를 고르게 다스린다 또는 태평하게 한다"는 것은 곧 군주가 자신이 스스로 밝힌 밝은 덕으로 천하를 다스린다는 뜻이니, 함의가 다르지 않다.

그런데 밝은 덕을 밝히는 일은 修身(수신)에 해당한다. 자신의 몸과 마음을 잡도리해서 내면에 갈무리한 것이 밝은 덕이기 때문이다. 이 수신에서 집안과 나라, 천하를 다스리는 데로 나아가는데, 동시에 이 수신을 위해서 마음을 바루고 뜻을 성스럽게 지니고 앎이 지극해야 한다. 한마디로 이 구절에서는 '수신'이 고갱이고, 齊家(제가)·治國(치국)·평천하와 正心(정심)·誠意(성의)·致知(치지)·格物(격물)은 모두 이 수신에서 수렴된다고 할 수 있다.

고전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