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치를 배우다 <75> 愼獨

bindol 2021. 6. 2. 07:47

삼갈 신(心 - 10)홀로 독(犬 - 13)

 

'중용'에 나온다. "道也者, 不可須臾離也. 可離, 非道也. 是故君子戒愼乎其所不睹, 恐懼乎其所不聞. 莫見乎隱, 莫顯乎微. 故君子愼其獨也."(도야자, 불가수유리야. 가리, 비도야. 시고군자계신호기소부도, 공구호기소불문. 막현호은, 막현호미. 고군자신기독야)

"길이란 잠시도 벗어날 수 없다. 벗어날 수 있다면 그것은 길이 아니다. 이런 까닭에 군자는 보이지 않는 데서 조심하고 삼가며, 들리지 않는 데서도 무서워하고 두려워한다. 숨기려는 것보다 더 잘 드러나는 것이 없고, 희미한 것보다 더 잘 나타나는 것이 없다. 그러므로 군자는 홀로 있을 때 삼간다."

군자는 보이지 않거나 들리지 않는 데서도 삼가야 한다고 했다.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 데는 어디를 가리키는가? 첫째는 다른 사람이 없는 곳이고, 둘째는 제 마음속이다. 다른 사람이 없는 곳에서는 말과 행동을 삼가고, 다른 사람이 있든 없든 마음을 잘 잡도리해야 한다. 특히 혼자 있을 때는 몸가짐을 흐트러뜨리기 쉬운데, 이로 말미암아 마음조차 느슨해지거나 흐트러진다. 물론 몸가짐과 마음을 이치나 도리에 맞게 지녀야 한다는 말이다. 이것이 愼獨(신독) 곧 "홀로 있을 때 삼가야 한다"에 담긴 뜻이다.

왜 홀로 있을 때 삼가야 하는가? 다른 사람이 없는 데서 하는 말과 행동은 그 사람의 내심이나 본심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다. 홀로 있을 때도 말과 행동이 이치와 도리에 어긋나지 않는다면 언제 어디서든 문제가 없을 테지만, 만약 그렇지 못하다면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조심하고 숨기려 애쓸 것이다. 별다른 일이 아니라면, 애쓰는 만큼 숨길 수도 있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일이나 상황에 맞닥뜨리면, 숨기려 했던 말과 행동이 절로 튀어나온다. 마찬가지로 간사함이나 교만함, 제 잇속만 차리는 속셈 따위가 있으면서 없는 듯이 굴어도 결정적 순간이 되면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를 두고 "숨기려는 것보다 더 잘 드러나는 것이 없고, 희미한 것보다 더 잘 나타나는 것이 없다"고 한 것이다.

아무리 간사하고 음흉한 자라도 언제 어디서나 누구를 대하고 무슨 일이 닥치더라도 떳떳해지려 애쓰며, 자기 말과 행동이 이치에 어긋나지 않는 것처럼 또는 도리를 저버리지 않는 것처럼 보이도록 애쓴다. 제 본모습이나 본심이 도리에 벗어나 있음을 숨기거나 감추어야 이롭기 때문이다. 그러나 평소 마음을 올곧게 지니지 않았으므로 숨기거나 감추는 일이 쉽지 않고, 혹시 들킬까 초조하고 불안하다. 당장 드러나지 않아도 결국 드러나게 마련이고, 그 자신도 그런 사실을 알고 있으므로 그렇지 않은 듯 애써 꾸미는 것이다.

고전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