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극히 할 성(言-6)뜻 의(心-9)
앞서(<51>에서 <73>까지) 格物致知(격물치지)에서 治國平天下(치국평천하)까지 성리학자들이 말한 '8조목'이 통치나 정치에서 어떤 의의를 갖는지 자세히 살폈다. 이제 8조목 가운데 誠意(성의)를 다룬 부분이 이어진다. 먼저 3-1을 제시한다.
"所謂誠其意者, 毋自欺也, 如惡惡臭, 如好好色. 此之謂自謙. 故君子必愼其獨也."(소위성기의자, 무자기야, 여오악취, 여호호색, 차지위자겸. 고군자필신기독야)
"이른바 그 뜻을 성스럽게 한다는 것은 스스로 속이는 일이 없음이니, 나쁜 냄새를 싫어하는 것과 같고 예쁜 얼굴을 좋아하는 것과 같다. 이를 스스로 낮춤이라 한다. 그러므로 군자는 반드시 홀로 있을 때 삼간다." 여기서 毋(무)는 하지 말라, 없다는 뜻이다. 欺(기)는 속이다는 뜻이다. 惡惡臭(오악취)에서 惡(오)는 싫어하다, 미워하다는 뜻이고, 惡(악)은 나쁘다, 고약하다는 뜻이다. 臭(취)는 냄새를 뜻한다. 好好色(호호색)에서 앞의 호는 좋아하다는 뜻이고, 호색은 예쁜 얼굴, 아름다운 여인을 뜻한다. 謙(겸)은 삼가서 자신을 낮추다는 뜻이다. 愼(신)은 삼가다는 뜻이다.
'誠意(성의)'를 다루는 이 구절에서 誠(성)은 그 의미가 각별하다. 요즘 흔히 쓰는 "성실히, 성실하다"라는 말보다 의미가 훨씬 깊고 크다. 오롯하다, 지극하다, 한결같다는 뜻으로, 聖(성)과 통한다. '中庸(중용)'에 나오는 "성스러움은 하늘의 길이고, 성스러워지려는 것은 사람의 길이다"라는 뜻의 "誠者, 天之道也; 誠之者, 人之道也"(성자, 천지도야; 성지자, 인지도야)의 성과 다르지 않다.
格物(격물)을 함으로써 지극한 앎을 갖추더라도 그 뜻이 지극하지 않으면, 힘들여 터득한 앎을 올바로 쓰지 못한다. 그릇된 뜻을 지니면, 그 앎을 삿되게 쓰다가 亡身(망신)에 이를 수 있다. 그릇되지 않더라도 뜻이 야무지지 않으면, 의도치 않게 실수하거나 허물을 짓는 일이 곧잘 생긴다.
그런데 성의는 반드시 격물과 치지를 한 뒤에 하는 것이 아니다. "지극하다 또는 성스럽다"고 풀이되는 것처럼 수신하기로 했다면 늘 염두에 두어야 할 일이다. 또한 얻는 것은 지극히 어려우면서 잃기는 참으로 쉬워 잠시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일이다. 게다가 워낙 마음 깊은 데서 내밀하게 이루어지는 까닭에 어설프게 뜻을 지니고서 지극하다고 착각하기도 쉽다. 그래서 '愼獨(신독)'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신독은 "홀로 있을 때 삼가야 한다"는 뜻이다. 이를 강조하는 것은 덕을 갖추는 일에서 자칫 소홀히 할 수 있는 점을 일깨우기 위해서다. 신독은 '중용'에서도 언급된다.
고전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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