것 물(牛-4)있을 유(月-2)반드시 필(心-1)이를 지(至-0)
일 사(亅-7)본디부터 고(口-5)그러할 연(火-8)
풍훤이 수레에서 내려 절을 한 것을 맹상군은 빈객들을 대신해서 사과하는 것으로 여겼다. 이에 풍훤은 이렇게 말했다.
"非爲客謝也. 爲君之言失. 夫物有必至, 事有固然, 君知之乎?"(비위객사야. 위군지언실. 부물유필지, 사유고연, 군지지호?) "빈객들을 대신해 사과하는 것이 아닙니다. 주군의 말이 잘못되었기 때문입니다. 저 만물에는 반드시 그렇게 되는 결과가 있고, 일에는 마땅히 바뀌지 않는 이치가 있는데, 그것을 아시는지요?"
맹상군이 말했다. "나는 어리석어 선생이 말하는 바를 잘 모르겠소."
풍훤은 "生者必有死, 物之必至也; 富貴多士, 貧賤寡友, 事之固然也"(생자필유사, 물지필지야; 부귀다사, 빈천과우, 사지고연야) 곧 "살아 있는 것이 반드시 죽게 되는 것은 만물의 필연적인 결과입니다. 부유하고 귀해지면 선비들이 많이 모여들고, 가난하고 비천해지면 벗이 적어지는 것은 일의 마땅한 이치입니다"라고 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혹시 아침에 시장에 가 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새벽이면 서로 어깨를 부딪치면서 앞다투어 문으로 들어가지만, 저녁이 되면 시장을 지나는 사람들은 팔을 휘저어 걸으면서 아무것도 돌아보지 않습니다. 이는 그들이 아침을 좋아하고 저녁을 싫어해서가 아닙니다. 저녁이 되면 그들이 마음에 두었던 물건이 없기 때문입니다. 주군이 지위를 잃자 빈객들이 모두 떠났다고 해서 그들을 원망하여 오는 것을 일부러 막아서는 안 됩니다. 예전처럼 빈객들을 대우하십시오."
풍훤의 말을 듣고 맹상군은 두 번 절한 뒤에 말했다.
"삼가 가르침을 따르겠습니다. 선생의 말씀을 듣고서 어찌 가르침을 따르지 않겠습니까?"
이렇게 맹상군은 잃었던 자리를 되찾고 또 수십 년간 재상으로 있으면서 전혀 화를 당하지 않았으며, 명성은 날로 높아졌다. 모두 풍훤 덕분이었다. 6-4(지난 15일 자 제112회)에서 "군자는 그 지극함을 쓰지 않는 일이 없다"고 했는데, 풍훤이야말로 그런 군자라 할 수 있다. 맹상군은 그런 군자를 썼기 때문에 예측하지 못한 곤경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다시 재기할 수 있었다. 또 풍훤이 일깨워주는 말을 결코 허투루 듣지 않고 잘 새겨들었다. 이것이 맹상군을 늘 새롭게 만들었고, 그의 처지를 더 나아지게 해주었다. 그러했으므로 춘신군과 달리 아무런 재앙을 입지 않을 수 있었다.
고전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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