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할 자(心-9)지킬 보(人-7)무리 서(广-8)어조사 야(乙-3)가까이 할 친(見-9)
'강고'에서 자신의 몸이 아프고 병이 든 것처럼 잡도리하라는 말은 곧 愼獨(신독)하라는 것이다. 하늘의 뜻은 그 자체로 알 수 없으나, 백성의 마음으로 알 수 있다고 했다. 이는 민심이 곧 천심이라는 말이다. 백성을 잘 다스려 그들의 마음을 얻는다면, 하늘도 그에 따라 돕는다는 것이다.
강숙은 특히 은나라 유민을 관리해야 하는 막중한 일을 맡았다. 이전 왕조의 유민들을 새롭게 만들어야 했다. 곧 새로운 왕조의 백성이 되도록 해야 했다. 그러면 다른 나라의 백성들도 덩달아 주나라를 가깝게 여기며 마음을 줄 것이다. 하물며 주나라 백성들은 어떠하겠는가? 더욱더 가까워지지 않겠는가? 그저 가까워지기만 하겠는가? 주 왕조가 새롭게 일어섰으니, 백성들 또한 새로워지지 않겠는가? 이것이 6-3(지난 15일 자 제112회)의 "주나라가 비록 오래된 나라지만, 그 명은 참으로 새롭구나"라는 시구의 뜻이리라.
기원전 662년, 주나라 惠王(혜왕) 15년에 신령이 虢(괵)나라의 莘(신) 땅에 내려왔다. 그러자 혜왕은 太宰(태재)로 있던 忌父(기보)를 시켜 신 땅으로 가서 제사를 지내도록 했다. 內史(내사) 過(과)는 태재 일행을 따라 괵나라로 갔다. 이때 괵나라의 제후도 太祝(태축)과 太史(태사)를 보내 신령에게 제사를 지냈는데, 제사지내면서 자신에게 땅을 내려줄 것을 빌게 했다. 이를 본 내사 과가 돌아와서 혜왕에게 이렇게 보고했다. "괵나라는 반드시 망할 것입니다! 신령에게 정성을 다해 제사지내지 않고 복만 빌었으니 신령이 반드시 재앙을 내릴 것이고, 백성을 가까이하지 않고 부리기만 하니 백성들이 반드시 그를 배반할 것입니다. 정성스런 뜻으로 제사지내는 것을 禋(인)이라 하고, 백성들을 자애로운 마음으로 지켜주는 것을 親(친)이라 합니다. 이제 괵나라 제후는 걸핏하면 백성들을 힘들게 하여 그 삿된 마음을 드러내고, 백성을 멀어지게 하고 신을 노하게 하면서 이익을 구하고 있으니, 어찌 망하지 않겠습니까?"
신령에게 정성스런 뜻으로 제사지내는 것은 '강고'에서 말한 "하늘의 명에 머문다"는 뜻이다. "慈保庶也, 親也(자보서야, 친야)" 곧 "백성들을 자애로운 마음으로 지켜주는 것을 친이라 한다"는 친민을 말한 것인데, "백성들을 새롭게 만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괵나라가 반드시 망한다는 것은 곧 이 친민 또는 신민을 하지 않고 제후가 제 이익만 챙기면서 백성들이 배반하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혜왕 19년(기원전 658)에 괵나라는 晉(진)나라의 공격을 받아 멸망했다.
고전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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