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사 정(攵-5)갈 지(丿-3)바 소(戶-4)무너질 폐(广-12)
있을 재(土-3)거스를 역(辵-6)백성 민(氏-1)마음 심(心-0)
무왕도 천명을 운운했으나, 그가 주시한 것은 결국 민심의 향방이었다. 앞서(<125>) 인용한 '강고'의 "하늘은 참된 자를 돕나니, 백성들의 마음을 통해 잘 알 수 있다"고 한 말에도 그런 뜻이 담겨 있다. 이렇게 보면, 백성들이 새로워지는 것이 아니라 통치하는 왕조가 새로워지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해야 옳다. 백성들은 여전히 그 백성들이다. 다만, 그들은 자신들을 아껴주고 위해주며 살뜰하게 보살펴주는 군주, 그런 군주가 통치하는 나라를 바라고 따를 뿐이다.
6-3(제112회)의 "주나라가 비록 오래된 나라지만, 그 명은 참으로 새롭구나"라는 표현도 결국 주 왕조의 창업자나 계승자들의 입장에서 나온 것일 따름이다. 백성들 입장에서는 통치권자와 그 왕조가 새로워졌을 뿐이다. 말하자면, 백성이 새로운 군주를 찾아내서 그에게 통치의 기회를 주었던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많은 군주는 이를 간과하고, 마치 자신이 하늘의 뜻을 받아서 군주가 되고 왕조를 열었다고 여긴다. 거기에서 백성을 위한 정치는 잊히기 시작한다.
'관자'의 '목민'에서 말했다. "政之所興, 在順民心; 政之所廢, 在逆民心. 民惡憂勞, 我佚樂之; 民惡貧賤, 我富貴之; 民惡危墜, 我存安之; 民惡滅絶, 我生育之. 能佚樂之, 則民爲之憂勞; 能富貴之, 則民爲之貧賤; 能存安之, 則民爲之危墜; 能生育之, 則民爲之滅絶."(정지소흥, 재순민심; 정지소폐, 재역민심. 민오우로, 아일락지; 민오빈천, 아부귀지; 민오위추, 아존안지; 민오멸절, 아생육지. 능일락지, 즉민위지우로; 능부귀지, 즉민위지빈천; 능존안지, 즉민위지위추; 능생육지, 즉민위지멸절.)
"정치가 흥하는 것은 백성들의 마음을 따르는 데 있고, 정치가 무너지는 것은 백성들의 마음을 거스르는 데 있다. 백성들은 걱정과 힘듦을 싫어하므로 군주는 그들을 편안하고 즐겁게 해주어야 하고, 백성들은 가난과 미천함을 싫어하므로 군주는 그들을 가멸고 귀하게 해주어야 하며, 백성들은 위험에 빠지는 것을 싫어하므로 군주는 그들을 잘 지켜 안전하게 해주어야 하고, 백성들은 후사가 끊기는 것을 싫어하므로 군주는 그들을 잘 살도록 해주어야 한다. 군주가 백성들을 편안하고 즐겁게 해주면 백성들도 군주를 위해 걱정과 힘듦을 마다하지 않고, 군주가 백성들을 가멸고 귀하게 해주면 백성들도 군주를 위해 가난과 미천함을 마다하지 않으며, 군주가 백성들을 잘 지켜주면 백성들도 군주를 위해 위험에 빠지는 것도 마다하지 않고, 군주가 백성들을 잘 살도록 해주면 백성들도 군주를 위해 후사가 끊기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다."
고전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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