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치를 배우다 <129> 知予之爲取者, 政之寶也

bindol 2021. 6. 4. 05:30

- 알 지(矢-3)줄 여(-3)갈 지(丿-3)될 위(爪-8)가질 취(又-6)것 자(老-5)
- 정치 정(攴-5)보배 보(-17)어조사 야(乙-2)

 

'관자'의 '목민'의 이어지는 글은 다음과 같다. "故刑罰不足以畏其意, 殺戮不足以服其心. 故刑罰繁而意不恐, 則令不行矣; 殺戮衆而心不服, 則上位危矣. 故從其四欲, 則遠者自親; 行其四惡, 則近者叛之. 故知予之爲取者, 政之寶也."(고형벌부족이외기의, 살육부족이복기심. 고형벌번이의불공, 즉령불행의; 살육중이심불복, 즉상위위의. 고종기사욕, 즉원자자친; 행기사악, 즉근자반지. 고지여지위취자, 정지보야)

"그러므로 형벌로 백성들의 마음을 두렵게 할 수 없고, 죽이는 것으로 그 마음을 복종시킬 수 없다. 형벌이 번다한데도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법령은 실행되지 않고, 많은 사람을 죽이는데도 복종하지 않는다면 윗사람의 자리는 위태로워진다. 따라서 백성들이 바라는 네 가지 욕구를 채워주면 멀었던 사람도 저절로 가까워지고, 네 가지 싫어하는 것을 한다면 가까웠던 사람도 배반한다. 그러므로 '백성들에게 주는 것이 곧 받는 것임을 아는 것'이 정치의 보배다."

백성을 위한 정치가 아니라면 그것은 이미 정치가 아니다. 정치가 아닌 정치를 하면서 정치가니 통치자니 하는 것은 어불성설 아니겠는가! 그런 어불성설이 얼마나 통할 것이며, 얼마나 오래 가겠는가!

6-4(제112회)에서 "君子無所不用其極"(군자무소불용기극) 곧 "군자는 그 지극함을 쓰지 않는 일이 없다"고 했는데, 지극함을 다하는 것은 억지로 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해야 하는 이치를 알아야 가능하다. 알고 그렇게 하는 자라야 군자다운 군자요, 정치다운 정치를 할 수 있다. 관중이 그런 사람이었다. 관중은 환공에게 발탁되어 제나라 정치를 맡아 하면서 몸과 마음을 다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그것은 백성에게 주는 것이 곧 받는 것임을, 그게 정치의 보배임을 깊이 깨달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관중이 중국 역사상 최고의 정치가로 꼽히는 이유도 여기 있다.

관중이 이렇게 군자로서 정치가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다양한 경험을 통해 지혜를 얻고 경륜을 쌓았기 때문이다. '금수저'가 아니라 '흙수저'였기 때문이다. 본래 관중은 귀족의 후예였다. 그러나 그가 태어났을 때는 이미 몰락한 가문이었다. 젊을 때부터 장사를 해서 생계를 이어야 했다. 일을 꾸몄다가 여러 차례 그르쳤고, 세 번 벼슬길에 나아갔으나 세 번 모두 쫓겨났으며, 세 번 전쟁에 출전하여 세 번 도주했다고 한다. 자신이 섬기던 공자 糾(규)가 환공과 왕위를 다투다 죽었음에도 그는 죽지 않고 살아 환공을 섬겼다. 그는 그 波瀾曲折(파란곡절)을 겪으면서 백성을 살리는 정치의 요체와 방법을 터득했다.

고전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