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것 물(牛-4)각각 각(口-3)있을 유(月-2)무리 주(田-14)
'전국책'의 '齊策(제책)'에 다음 이야기가 나온다.
어느 날, 淳于髠(순우곤)이 일곱 명의 선비를 宣王(선왕)에게 추천했다. 그러자 선왕이 말했다.
"이리 오시오! 과인이 듣건대, '1천 리에 한 명의 선비만 있어도 어깨가 부딪칠 만큼 선비가 많아지고, 1백 세대에 한 명의 성인만 나와도 발꿈치가 서로 닿을 만큼 성인이 많아질 것이다'고 했소. 그런데 그대는 하루아침에 일곱 명의 선비를 추천하니, 너무 많은 것이 아니오?"
순우곤이 대답했다. "不然! 夫鳥同翼者而聚居, 獸同足者而俱行. 今求柴葫桔梗於沮澤, 則累世不得一焉; 及之睪黍梁父之陰, 則隙車而載耳. 夫物各有疇. 今髠賢者之疇也. 王求士於髠, 譬若挹水於河, 而取火於燧也. 髠將得見之, 豈特七士也?"(불연! 부조동익자이취거, 수동족자이구행. 금구시호길경어저택, 즉누세부득일언; 급지역서양보지음, 즉극거이재이. 부물각유주, 금곤현자지주야. 왕구사어곤, 비약읍수어하, 이취화어수야. 곤장득견지, 기특칠사야?)
"그렇지 않습니다! 날짐승은 모두 날개가 있어 함께 날고, 길짐승은 모두 발이 있어 함께 달립니다. 이제 도라지를 늪지에서 얻으려고 하면 몇 세대 동안 하나도 얻지 못하겠지만, 역서산이나 양보산의 북쪽으로 가면 수레를 가득 채울 만큼 많이 캘 수 있습니다. 무릇 온갖 것은 제각각 무리가 있는 법입니다. 이제 저 곤은 현자에 속합니다. 왕께서 저를 통해 선비를 구하는 것은 비유하자면 강에서 물을 긷고 부싯돌로 불을 얻는 것과 같습니다. 저는 앞으로 더 많은 사람을 추천할 생각입니다. 어찌 일곱 명에서 그치겠습니까?"
순우곤은 스스로 현자라 했다. 傲慢(오만)하고 放恣(방자)하다고 여길만한 말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그만한 덕을 갖추었다면, 자신감이지 오만함이나 방자함이 아니다. 순우곤의 말처럼 어찌 참된 선비가 사방 1천 리 안에 한둘 정도 있는 것에서 그치겠는가? 참된 선비라면 스스로 나서지 않고 알아주는 군주를 기다릴 것이므로 쉽사리 눈에 띄지 않을 뿐이다. 그런데 선비는 선비를 알아본다. 현자의 눈이라면 더욱더 선비를 잘 찾아낼 수 있다. 순우곤이 豪言壯談(호언장담)한 까닭이 여기에 있다.
그런데 순우곤은 본래 미천한 출신이다. 그는 당시로서는 죄인처럼 여겨졌던 데릴사위였다고 한다. 그렇게 미천했음에도 지혜롭고 현명해서 먼저 威王(위왕)을 섬겼고 이어 선왕도 섬길 수 있었다. 물론 그의 뛰어난 점을 알고 가까이 둔 위왕과 선왕 두 군주도 대단하기는 마찬가지다. 실제로 전국시대 때 제나라는 이 두 군주 때에 가장 융성했다.
고전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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