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늘 천(大-1)아래 하(一-2)한가지 공(八-2)함께할 공(八-4)
문제가 못마땅하게 여기며 따지자 장석지는 이렇게 대답했다. "法者, 天子所與天下公共也. 今法如此而更重之, 是法不信於民也. 且方其時, 上使立誅之則已, 今旣下廷尉. 廷尉, 天下之平也, 一傾而天下用法皆爲輕重. 民安所措其手足? 唯陛下察之!"(법자, 천자소여천하공공야. 금법여차이갱중지, 시법불신어민야. 차방기시, 상사입주지즉이, 금기하정위. 정위, 천하지평야, 일경이천하용법개위경중. 민안소조기수족? 유폐하찰지!)
"법이란 황제와 천하 사람들이 다 같이 지켜야 하는 것입니다. 지금 법에 따르면 이와 같이 하면 되는데, 고쳐서 더 무거운 벌로 다스린다면 백성이 법을 믿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황제께서 그 자리에서 그를 베어버리라고 하셨으면 모르겠으나, 이제 그를 저 정위에게 넘기셨습니다. 정위는 천하의 법을 공정하게 다스리는 자인데, 한쪽으로 기울면 천하의 법을 집행하는 사람들이 다 제각기 법을 무겁게도 하고 가볍게도 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백성들이 손과 발을 어디에 두겠습니까? 폐하께서는 이 점을 분명하게 살피시기 바랍니다!"
문제는 한참을 생각하다가 말했다. "정위의 판결이 옳소!"
황제는 至尊(지존)이다. 사소한 일에도 위엄이 손 상당할 수 있다. 그래서 황제에게 일어난 일은 아무리 사소해 보이더라도 엄중하게 다스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럼에도 문제는 정위 장석지의 말을 듣고 따랐다. 장석지가 말했듯이 법이란 '天下公共(천하공공)' 곧 "천하 사람들이 다 같이 지켜야 하는 것"이어서 법 앞에서는 누구나 평등하다는 것이 법가에서 주장하는 바이지만, 황제까지 해당된다고 보지는 않았다.
그런데 장석지는 황제까지도 법의 공정한 집행에서 예외가 될 수 없음을 분명히 밝혔고, 문제는 받아들였다. 덕치로써 통치하려고 애썼음을 충분히 엿볼 수 있는 일화다.
문제에 이어 景帝(경제)가 즉위했다. 지방의 제후 세력을 약화시키려고 실시한 '削藩(삭번)'이 빌미가 되어 이윽고 '吳楚七國(오초칠국)의 난'이 일어났다. 이 난은 개국공신 주발의 아들 周亞夫(주아부)와 竇嬰(두영) 등의 활약으로 평정되었고, 그 결과 중앙집권이 강화되었다. 경제는 법률 제도를 정비하고 농업 생산을 장려하여 문제를 이어 성세를 구가했다. 이런 문제와 경제의 정치는 그대로 무제 통치의 기반이 되었다.
고전학자
'정천구의 대학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치를 배우다 <157> 禮者强固之本也 (0) | 2021.06.04 |
---|---|
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치를 배우다 <156> 酷吏 張湯 (0) | 2021.06.04 |
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치를 배우다 <154> 文帝와 張釋之 (0) | 2021.06.04 |
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치를 배우다 <153> 法者, 治之正也 (0) | 2021.06.04 |
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치를 배우다 <152> 知必死則天下不爲也 (0) | 2021.06.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