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 지(支-0)몸 체(骨-13)서로 상(目-4)잊을 유(辵-12)
'文子(문자)'의 '上德(상덕)'에 나온다. "主者, 國之心也. 心治則百節皆安, 心擾則百節接亂. 故其身治者, 支體相遺也; 其國治者, 君臣相忘也."(주자, 국지심야. 심치즉백절개안, 심요즉백절접란. 고기신치자, 지체상유야; 기국치자, 군신상망야)
"군주는 나라의 마음이다. 마음이 다스려지면 모든 관절이 편안해지고, 마음이 어수선하면 모든 관절이 어지러워진다. 그러므로 몸이 다스려지면 팔다리와 몸이 서로 잊고, 나라가 다스려지면 군주와 신하가 서로 잊는다."
'문자'에서 말하듯 군주는 나라의 마음이다. 마음이 어수선하면 온몸이 어지러워지는 것처럼 군주가 흐리멍덩하거나 갈팡질팡하면 현명한 신하는 멀어지고 아첨하는 자들이 들러붙을 것이니, 자연스레 온 나라가 어지러워진다. 군주가 제 몸을 다스리면 현명한 신하를 얻을 것이며, 서로 마음이 통하여 나랏일을 적절하게 처리하고 백성을 편안하게 해줄 것이다. 이렇게 군주의 마음이나 그 마음씀씀이가 어떠하냐에 따라 그 나라의 향방이 결정되므로 군주가 마음을 어떻게 잡도리하느냐, 잡도리할 줄 아느냐는 통치의 관건이 된다.
오늘날 민주주의 정치에서는 군주가 없으므로 이런 주장은 시대착오라 말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 한국의 정치 상황을 보라. 비록 군주가 아니더라도, 국민이 자신들과 국가를 대표하라고 뽑아준 이가 어떤 마음을 지니느냐, 어떻게 처신하느냐에 따라 온 나라가 얼마나 달라지는지 목도하지 않았는가? 어쩌면 오늘날 정치가들에게 더욱더 긴요한 일깨움이 될 것이다. 옛날과 달리 시민이나 국민이 곧바로 그릇된 정치가들을 끌어내리거나 내쫓기 때문에.
그렇다면, 마음을 바루는 일은 어떤 것인가? 성내거나 탓하는 마음, 두려워하거나 무서워하는 마음, 걱정하거나 괴로워하는 마음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뿐 아니라 좋아하거나 즐거워하는 마음조차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어떠한 마음도 갖지 말라는 말인데, 그저 무감각하거나 무관심하라는 뜻이 아니다. 사사로운 마음을 갖지 말라는 뜻이다. 신하는 군주의 일거수일투족을 살핀다. 현명한 신하든 간사한 신하든 마찬가지다. 현명한 신하는 군주가 그릇된 마음을 품을까 살피니, 아무런 문제가 될 것이 없다. 그러나 간사한 신하는 군주의 마음에 빈틈이라도 생겼다 싶으면 파고들어 제 이익을 꾀한다.
고전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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