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재비 숙(又-6)손자 손(子-7)표범 표(豸-3)
사람들이 흔히 갖는 마음은 9-1(제158회)에서 말한 '성내거나 탓하는 마음, 두려워하거나 무서워하는 마음, 좋아하거나 즐거워하는 마음, 걱정하거나 괴로워하는 마음' 따위를 이른다. 이것들은 자신을 위하려는 데서 나온 사사로운 마음이고 치우친 마음이다. 이런 마음은 현상이나 대상을 왜곡시킨다. 사람들이 잘못 판단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비자' '내저설 상'에 나오는 이야기다.
叔孫豹(숙손표)는 노나라의 재상으로서 존귀한 지위를 이용해서 멋대로 권력을 휘둘렀다. 그가 총애하는 자로 竪牛(수우)가 있었는데, 그 자 역시 숙손표의 명령을 멋대로 처리했다. 숙손표에게는 仲任(중임)이라는 아들이 있었다. 수우는 그를 강샘하여 죽이려 했다. 어느 날, 수우는 중임과 함께 노나라 군주의 처소로 놀러가게 되었다. 군주가 중임에게 옥고리를 하사했다. 중임은 받기는 했으나 감히 허리에 차지는 못하고 수우를 시켜 숙손표의 허락을 청했다. 수우는 중임에게 거짓으로 이렇게 말했다.
"내가 당신을 위해 허락을 청했더니, 차도 좋다고 허락하셨습니다."
그 말을 믿고 중임은 옥고리를 허리에 찼다. 수우는 곧바로 숙손표에게 가서 말했다.
"어찌하여 중임을 군주께 알현하도록 하지 않으십니까?"
"어린아이가 어찌 알현할 수 있겠느냐?"
"중임은 이미 여러 차례 군주를 알현했습니다. 군주께서 옥고리를 하사하셨고, 중임은 그걸 허리에 차고 있습니다."
숙손표가 중임을 불러서 보니, 과연 허리에 차고 있었다. 숙손표는 발끈 성내며 중임을 죽였다.
중임의 형은 孟丙(맹병)인데, 수우는 이 맹병도 강샘하여 죽이려 했다. 마침 숙손표가 맹병을 위해 만들라고 한 종이 완성되었는데, 맹병은 감히 치지 못하여 수우를 시켜 숙손표의 허락을 청했다. 수우는 청하지도 않고서 또 거짓으로 이렇게 말했다.
"내가 당신을 위해 허락을 청했더니, 쳐도 좋다고 허락하셨습니다."
맹병은 그 말을 듣고 종을 쳤다. 숙손표가 종소리를 듣고는 "병이 청하지도 않고 제멋대로 종을 쳤구나!"라며 성을 내고는 맹병을 내쫓았다. 맹병은 제나라로 달아났다.
고전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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