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치를 배우다 <170> 齊家在修身

bindol 2021. 6. 5. 05:03

- 가지런할 제(齊-0), 집 가(-7), 있을 재(土-3), 닦을 수(人-8), 몸 신(身-0)

 

이제 10-1이다. “所謂齊其家在修其身者, 人之其所親愛而辟焉, 之其所賤惡而辟焉, 之其所畏敬而辟焉, 之其所哀矜而辟焉, 之其所敖惰而辟焉. 故好而知其惡, 惡而知其美者, 天下鮮矣.”(소위제기가재수기신자, 인지기소친애이벽언, 지기소천오이벽언, 지기소외경이벽언, 지기소애긍이벽언, 지기소오타이벽언. 고호이지기악, 오이지기미자, 천하선의)

“이른바 ‘제 집안을 가지런히 함은 그 몸을 닦는 데에 있다’는 것은 사람이 자신이 가까이 여기거나 아끼는 데서 치우치고, 자신이 하찮게 여기거나 미워하는 데서 치우치며, 자신이 무서워하고 지나치게 삼가는 데서 치우치고, 슬퍼하거나 불쌍히 여기는 데서 치우치며, 건방지거나 게으른 데서 치우치기 때문에 한 말이다. 그러므로 좋아하면서 그 나쁜 점을 알고 미워하면서도 그 뛰어난 점을 아는 사람은 천하에 드물다.”

辟(벽)은 僻(벽)과 같으며, 치우치다는 뜻이다. 賤(천)은 하찮게 여기다, 업신여기다는 뜻이고, 惡(오)는 미워하다, 싫어하다는 뜻이다. 畏(외)는 무서워하다는 뜻이다.

敬(경)은 공경하다, 삼가다는 뜻인데, 여기서는 지나치게 그렇게 한다는 말맛이 있다. 哀(애)는 슬퍼하다는 뜻이고, 矜(긍)은 불쌍히 여기다는 뜻이다. 敖(오)는 거드럭대다, 건방지다는 뜻이다. 惰(타)는 게으르다, 소홀히 하다는 뜻이다. 其惡(기악)은 어떤 대상의 나쁜 점을 가리킨다. 鮮(선)은 드물다는 뜻이다.

이 글에서는 ‘辟(벽)’이라는 글자가 두드러진다. 아니, 여기에 방점이 찍혀 있다. 대체 ‘치우침’이 무엇이기에? 왜 집안을 가지런히 하는 일에서 치우침을 말했는가?

치우침은 마음을 바로잡지 못한 데서 비롯되는 어긋남이다. 앞서 修身(수신)은 正心(정심)에 달렸다고 했는데, 정심이 되지 못하면 사사로운 마음이 자리하고 바깥 사물에 감정이 휘둘리게 된다. 그런 마음이나 감정으로는 올바른 판단을 하기 어렵다. 판단이 올바르지 못하면, 행동 또한 그릇되기 마련이다. 이렇게 판단이 어긋나고 행동이 그릇되는 것, 이것이 치우침이다.

고전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