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 이(人-3)손바닥 장(水-8)가릴 폐(艸-12)하늘 천(大-1)
최근 외교관들과 그 부인이나 가족들의 횡포가 심하다는 주재관들의 폭로가 있었다. 동유럽 소재 한 공관에 근무했던 어떤 주재관은 “공관 대사의 부인은 대사관에서 각종 파티를 열어놓고는 따로 사람을 쓰지 않고 행정직원들을 동원해 뒤치다꺼리를 다 떠맡겼다”고 폭로했다.
실제로 외교관들의 폭언이나 폭행, 추태는 꽤 심각한 수준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그들의 부인이나 가족들이 공관 직원들에게 횡포를 부리는 것도 당연하지 않은가?
다산의 ‘목민심서’에는 ‘象山錄(상산록)’에 나온 글이 인용되어 있다.
“婦女無識者, 役使官婢, 有同家奴, 授之以苦楚, 董之以威力. 迫促其期限, 嚴酷其箠罰, 怨歸於一身, 謗達於四境. 惡乎可哉! 一言半詞, 不可自內而出.”(부녀무식자, 역사관비, 유동가노, 수지이고초, 동지이위력. 박촉기기한, 엄혹기추벌, 원귀어일신, 방달어사경. 오호가재! 일언반사, 불가자내이출)
“식견 없는 부녀자들이 관비 부리기를 집안의 종을 부리듯 하여 매를 때리기도 하고 위세로 누르기도 한다. 기한을 촉박하게 주고는 매질을 혹독하게 하니, 그 원한이 수령 한 몸에 돌아오고 비방이 사방에 번진다. 이래서야 될 말인가! 일언반구라도 말이 안에서 새어나가게 해서는 안 된다.”
그릇된 언행의 실상이 남에게 알려지는 것은 누구나 꺼리고 숨기려 하지만, 그것은 以掌蔽天(이장폐천) 곧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격이다. 아무리 가리려 애써도 손바닥으로 뜬 물처럼 새어나가기 마련이다. 그러니 권세나 위세를 믿고 횡포를 부리지 않도록 미리 잡도리해 두어야 한다.
또 권세가 높아 위세를 부릴 만한 자리에 오르게 되면, 쉬파리 모여들 듯 그 덕을 보려는 자들이 달려들게 마련이다. 가족이나 집안사람들 가운데에도 있고, 생판 모르는 사람 가운데에도 있다. 그들 가운데에는 반드시 틈을 노려 제 잇속을 채우는 데 탁월한 능력을 가진 자들이 있다. 이른바 간사하고 음흉한 소인배들이다. 이들은 상대가 군자라 하더라도 지위나 권세가 사람을 변하게 만든다고 굳게 믿어서 아무렇지도 않게 접근해서는 온갖 甘言利說(감언이설)로 꾄다.
고전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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