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치를 배우다 <197> 婦孺之仁

bindol 2021. 6. 5. 05:51

아녀자 부(女 - 8)어린애 유(子 - 14)의 지(丿- 3)어질 인(人 - 2)

 

간교한 소인배들은 군자가 설령 단호하게 내치더라도 한두 번쯤 그러다 말 것이라 여긴다. 그러다 그게 통하지 않으면, 그 집안사람들 가운데 만만한 사람을 상대로 일을 꾸민다. 대부분의 사람은 그런 소인배들의 집요함을 견뎌내지 못한다. 그게 얼마나 힘든지는 다산의 말로도 짐작할 수 있다.

‘목민심서’ ‘律己六條(율기육조)’에 나온다. “我位旣尊, 自我妻子, 皆壅蔽欺負之人也. 妻無不敬夫, 子無不愛親, 夫豈有壅蔽欺負之心哉? 知道者鮮, 或爲顔私所牽, 或爲貨賂所誘, 干謁於是乎行焉, 玆所謂婦孺之仁也. 或以膚受之譖, 除去某吏; 或以蟠木之容, 推譽某佐; 或云某甲之訟, 輿情稱冤; 或云某乙之獄, 官決有誤. 凡奸人在下者, 百計鑽刺, 以行反間, 則仁妻穉子, 墮其術中, 自以爲公誦, 不覺其私訐. 余見若是者多矣.”(아위기존, 자아처자, 개옹폐기부지인야. 처무불경부, 자무불애친, 부기유옹폐기부지심재? 지도자선, 혹위안사소견, 혹위화뢰소유, 간알어시호행언, 자소위부유지인야. 혹이부수지참, 제거모리; 혹이반목지용, 추예모좌; 혹운모갑지송, 여정칭원; 혹운모을지옥, 관결유오. 범간인재하자, 백계찬자, 이행반간, 즉인처치자, 타기술중, 자이위공송, 불각기사알. 여견약시자다의)

 

 

“내 지위가 높아지면 내 아내와 자식들부터 모두 나를 가리고 속여 저버리는 사람이 된다. 남편을 공경하지 않는 아내가 없고 아비를 사랑하지 않는 자식이 없는데, 어찌 가리고 속여 저버리는 마음이 있겠는가? 그러나 도리를 아는 사람이 드물어서 안면에 이끌리기도 하고 뇌물에 넘어가기도 해 청탁을 받아들이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이른바 아녀자나 어린애의 어짊이다. 살갗에 와 닿는 하소연을 하며 아무 아전을 없애라 하고, 굽어 쓸모없는 나무를 아로새기듯 아무개를 칭찬하며 추천하고, 아무개의 송사에 대해 여론이 원통해 한다고 말하고, 누구의 옥사에 대해 판결이 잘못됐다고 한다. 무릇 아래에 있는 간사한 자들이 온갖 꾀를 내어 찌르고 들쑤시며 이간질을 하면, 인정 많은 아내나 어린 자식은 그런 술수에 넘어가 스스로 공정한 의론이라 여겨 자기도 모르게 사사로이 고자질한다. 나는 이런 일을 많이 보았다.”

고전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