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을 여(女-3)지킬 보(人-7)발가숭이 적(赤-0)아들 자(子-0)
다음은 11-2다. “康誥曰: ‘如保赤子.’ 心誠求之, 雖不中, 不遠矣. 未有學養子而後嫁者也.”(강고왈: ‘여보적자’. 심성구지, 수부중, 불원의. 미유학양자이후가자야)
“‘강고’에서 ‘갓난아이를 지키듯이 한다’고 하였다. 마음으로 참되게 구한다면, 비록 딱 맞지는 않더라도 크게 어긋나지는 않을 것이다. 자식 기르는 법을 다 배운 뒤에 시집 간 이는 아직 없었다.”
첫 구절은 ‘尙書(상서)’ ‘강고’의 “若保赤子, 惟民其康乂”(약보적자, 유민기강예) 곧 “갓난아이를 지키듯이 하면 백성은 편안히 다스려진다”에서 끌어온 것이다. 赤子(적자)는 갓난아이를 뜻한다. 誠(성)은 참으로, 진실로라는 뜻이다. 中(중)은 치우침이 없이 알맞다는 뜻이다. 嫁(가)는 시집가다는 뜻이다.
백성이 없는 군주나 나라는 있을 수 없다. 통치자나 정치가라면 누구나 이 사실을 안다. 한 나라가 존립하기 위해서는 백성이 있어야 하고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백성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는 엄연한 사실을 알면서도 백성을 그에 걸맞게 대한 군주나 관리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오히려 통치나 정치를 백성 위에서 군림하는 것으로 여긴 자들이 더욱 많았다. 그런 자들을 민주주의 시대인 오늘날에도 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이니, 왕정 시대에는 오죽했겠는가?
백성을 어떤 존재로 인식하느냐는 그 통치나 정치의 성격과 방식을 결정한다.
맹자의 王道(왕도)는 군주가 가볍고 백성이 귀하다는 전제에서 출발하며, 순자의 禮治(예치)는 백성이 물이고 군주는 배이며 물은 배를 언제든지 뒤집을 수 있다는 인식 위에 있다. 따라서 맹자와 순자에게 백성은 가장 귀하면서도 두려운 존재다. 유가의 정치는 이렇게 백성을 근본으로 여기는 데서 출발한다. 이것이 民本主義(민본주의)다.
‘상서’의 강고’는 주 왕조 초기의 글로 간주된다. 이때 이미 백성을 ‘갓난아이’로 보아서 지켜주어야 하는 존재로 여겼다는 사실은 놀랍지 않은가? 시민을 무지한 백성으로 여기거나 심지어는 개나 돼지쯤으로 여기는 정치가들과 관료들이 아직도 있다는 사실을 떠올려보면, 참으로 놀랍지 않은가?
고전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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