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치를 배우다 <205> 孫文子와 寗惠子

bindol 2021. 6. 6. 04:14

- 성 손(子-7)글월 문(文-0)남자 자(子-0)성 녕(宀-10)은혜 혜(心-8)

 

경대부의 집안도 나라를 다스리고 백성들을 편안하게 하는 일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앞서 <203>에서 언급했던 진나라와 제나라의 군주들이 성씨가 다른 대부 집안에 나라를 빼앗긴 일뿐 아니라 권세를 쥔 대부가 군주를 죽이거나 바꾼 일이 춘추전국시대에 매우 많았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일을 그르치거나 바로잡는 一言(일언)은 그런 집안의 사람이 한 말이며, 여기서 말한 일이란 곧 國事(국사)나 天下事(천하사)다. 이런 일을 그르치면 반드시 권력을 빼앗기고 몰락의 길을 걷게 된다. 만약 일을 바로잡는다면 민심을 얻는다. 이 일로 말미암아 권력자 개인의 진퇴뿐 아니라 집안의 흥망도 결정된다. 그러니 권력을 쥐거나 권세를 가진 사람이라면 한마디 말이라도 삼 가지 않을 수 없다.

기원전 559년에 衛(위)나라 군주가 제나라로 달아났다고 ‘춘추’는 적고 있다. 이 사건의 자초지종은 ‘좌전’에 있는데, 내용은 다음과 같다.

어느 날 위나라 獻公(헌공)은 대신인 孫文子(손문자)와 寗惠子(영혜자)를 초대했다. 손문자와 영혜자는 예복을 차려 입고 궁궐에 들어가 기다렸다. 그런데 해가 저물도록 헌공은 동산에서 기러기 사냥에 빠져 있었다. 기다리자 지친 두 사람이 동산으로 찾아가니, 헌공은 전혀 미안해하는 기색도 없이 도리어 두 사람을 훈계했다.

“그대들이 뇌물을 받고 불법을 저지른다고 하는데, 그게 사실이오?”

손문자와 영혜자는 큰 모욕감을 느껴 화를 내며 물러 나왔다. 손문자는 자신의 채읍인 戚(척) 땅으로 가버렸고, 아들 孫蒯(손괴)가 대신 조정에 들어갔다. 그 후, 헌공이 손괴를 연회에 초대했다. 헌공은 태사에게 일부러 ‘시경’ <巧言(교언)> 마지막 장을 부르게 했는데, 태사는 거절했다. 그러자 곁에 있던 師曹(사조)가 나서서 자신이 부르겠다고 하고는 노래를 불렀다. 그 내용은 이러하다.

“彼何人斯? 居河之麋. 無拳無勇, 職爲亂階. 旣微且尰, 爾勇伊何? 爲猶將多, 爾居徒幾何?”(피하인사? 거하지미. 무권무용, 직위난계. 기미차종, 이용이하? 위유장다, 이거도기하?)

고전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