갖출 유(月-2)어조사 저(言-9)자기 기(己-0)말 이을 이(而-0)
뒤 후(口-3)구할 구(水-2) 남 인(人-0)
그 후, 유부인은 직접 도성으로 올라가서 영락제에게 상소문을 올렸다. 상소문에서 서로의 이해관계를 충분히 서술하면서 마엽의 포악한 행위를 고발했다.
조카를 몰아내고 제위를 찬탈한 영락제는 변방에서 반란이 일어날까 두려워하고 있었는데, 상소문을 보고는 얼른 사사를 수도로 불러서 위로하며 타일렀다.
“모두 마엽이 일을 벌인 것이지, 조정의 뜻은 아니네. 사정을 잘 헤아려서 조정을 원망하지 말게나.”
그러나 사사는 끝까지 마엽을 징벌해달라고 요구했다.
“마엽이 황제를 속이고 권세를 남용하여 백성의 반란을 초래할 뻔했습니다. 이런 역적을 그냥 놓아둔다면 어떻게 백성들의 마음을 얻겠습니까? 황제께서 마엽을 징벌해야만 비로소 백성을 사랑하는 폐하의 마음이 온 천하에 알려지고, 다른 관리들도 이를 훈계로 삼지 않겠습니까?”
일이 커질까 걱정한 영락제는 마엽을 처형하겠다고 대답했다. 얼마 후, 마엽은 조정으로 불려가 참수를 당했다.
그야말로 물을 업신여기다 배가 뒤집힌 꼴이 되었다. 또 토착민들은 복수했을 뿐 아니라 목숨과 재산을 모두 보전했으니, 이는 현명하고 결단력 있는 유부인 덕분이었다. 미천한 백성이라 해서 업신여기거나 가벼이 여겨서는 결코 안 된다는 것을 잘 보여준 사건이었다.
요컨대, 마엽은 황제를 위할 줄은 알았어도 백성을 위하는 것이 곧 황제를 위한 길이었음은 몰랐던 것이다. 또 황제를 위하더라도 포악함으로는 도리어 황제에게 누를 끼치고 자신이 위태로워지리라는 것은 더욱더 몰랐다. 그런 마엽을 보내 포악한 짓을 하도록 조장한 영락제 또한 비난을 받아야 마땅하다.
백성을 하찮게 여기고 함부로 대하는 것은 “君子有諸己而后求諸人, 無諸己而后非諸人”(군자유저기이후구저인, 무저기이후비저인) 곧 “군자는 자신에게 갖추고 난 뒤에 남에게 갖추라고 하였고, 자신에게 없앤 뒤에 남에게 없애라고 꾸짖었다”는 말을 잊은 까닭이다.
고전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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