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치를 배우다 <211> 好爲人師

bindol 2021. 6. 6. 04:24

좋아할 호(女-3)될 위(爪-8)남 인(人-0)스승 사(巾-7)

 

“군자는 자신에게 갖추고 난 뒤에 남에게 갖추라고 하였고, 자신에게서 없앤 뒤에 남에게 없애라고 꾸짖었다”는 말은 전형적인 군자의 자세를 가리키지만, 아울러 정치가가 지녀야 할 기본자세이기도 하다. 자신이 먼저 덕을 갖추어야 다른 사람을 가르칠 수도 있고 이끌 수도 있다. 또 자신에게 있는 허물을 먼저 없앤 뒤에야 남을 꾸짖고 바로잡아줄 수도 있다. 정치가가 되려면 마땅히 이렇게 해야 하지만, 참으로 자신을 돌아볼 줄 아는 이는 매우 드물다.

‘논어’ ‘憲問(헌문)’에서 공자는 “古之學者爲己, 今之學者爲人”(고지학자위기, 금지학자위인) 곧 “옛날의 학인은 자기를 닦으려고 공부했고, 오늘날 학인은 남에게 보여주려고 공부한다”고 말했다. 맹자도 “人之患在好爲人師”(인지환재호위인사) 곧 “사람들의 병통은 남의 스승이 되기를 좋아하는 데 있다”라고 말했다.

예나 이제나 이런 병통을 지닌 사람은 매우 많다. 배운 게 좀 있으니 남을 가르치는 것은 당연하다 여기는 사람부터 제대로 아는 것도 없으면서 툭 하면 일장연설을 늘어놓는 사람까지 이런 병통을 지닌 사람들은 각양각색이다. 더 큰 문제는 그런 사람이 정치를 하고 교육을 맡으려는 데 있다. 남을 이끌고 가르치는 일을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을 뿐 아니라 그게 참으로 어려운 일임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남을 가르치거나 일깨울 만한 능력이나 심성이 부족하다면, 함부로 정치를 맡아서는 안 된다. 그런 능력이나 심성이 갖추어지지 않으면, 다른 사람들의 처지나 마음을 파악하거나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이는 共感(공감)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공감하지 못하면 가르치는 일도 어려운데 정치는 또 어떠하겠는가? 그래서 예부터 정치에서는 사람을 아는 일이 선행되어야 한다 했고, 그러기 위해서 사람을 알아보는 감식안 또는 통찰력인 ‘知人之鑑(지인지감)’을 갖추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감식안은 어떻게 해야 갖출 수 있는가? 답은 간단하다. 먼저 그리고 늘 자신을 돌아보면 된다. 자신을 돌아볼 줄 알아야 남을 알아보는 능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고전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