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치를 배우다 <209> 馬燁과 劉夫人

bindol 2021. 6. 6. 04:21

성 마(馬-0)빛날 엽(火-12)성 유(刀-13)지아비 부(大-1)사람 인(人-0)

 

그러나 馬燁(마엽)은 이렇게 말했다.“황제께서는 이곳의 土司制度(토사제도, 변방을 다스리기 위해 그 지방의 족장을 지도자로 임명하는 제도)를 없애려는 계획을 품고 계시네. 그래서 난 이곳 백성들이 반란을 일으키도록 부추기려고 일부러 핍박하고 있다네. 이들이 반란을 일으키면 우리도 정당하게 군사를 보내 황제의 뜻을 도울 수 있지 않겠는가? 황제의 뜻만 이룰 수 있다면, 나 개인의 안위야 상관없네.”

 

이 말에 그 부하는 간담이 서늘했다. 그는 마엽의 심지가 깊을 뿐만 아니라 매우 가혹한 사람이라는 걸 알고 몸서리를 쳤다.

 

한 번은 마엽이 아무런 이유도 없이 이전 족장의 아내인 奢査(사사)를 붙잡아 왔다. 토착민들이 금은보화를 바치며 몇 번씩이나 풀어달라고 사정을 했지만, 마엽은 오히려 사사의 옷을 발가벗기고는 모두 보는 앞에서 채찍질했다. 크게 수치를 당한 토착민들은 들고일어나려 했다. 이때 지금 족장의 아내로, 지혜롭기로 이름난 劉夫人(유부인)이 사람들을 막고 나섰다.

 

“저 교활한 마엽이 왜 몇 번이나 우리를 모욕했겠습니까? 분명 속셈이 있을 겁니다. 큰 세력을 갖고 있는 조정에서도 정당한 사유 없이는 우리를 통치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먼저 일을 벌인다면 어찌 되겠습니까? 조정에 우리를 숙청할 수 있는 명분을 주는 셈이니, 그때 가면 일이 더 복잡해질 것입니다. 강한 적과 억지로 맞서 봐야 이로울 게 없습니다. 빈틈없는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그러나 분노한 토착민들은 가만히 있으려 하지 않았다.

 

“우리가 계속 참아주니 마엽이 활개를 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더 도리를 따질 필요도 없으니, 저 짐승만도 못한 관리를 죽여버리는 것이 낫습니다.”

 

유부인이 거듭 설득했다.

 

“제가 이토록 만류하는 것은 조정을 옹호해서가 아니라 우리를 위해섭니다. 모반을 일으키면 죽음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계속 살아가야 합니다.” 

 

고전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