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치를 배우다 <212> 存心

bindol 2021. 6. 6. 04:25

지닐 존(子-3)마음 심(心-0)

 

자신을 돌아보는 일이 어떻게 남을 알게 되는 바탕이 될까? 첫째는, 나와 남이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이 갖추어야 하는 덕도, 없애야 하는 허물도 다르지 않다. 다 같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11-4(<207>)에서 ‘恕(서)’를 언급한 까닭이 여기 있다. 이 말은 나와 남이 다르지 않다고 여기는 마음을 가리킨다. 이런 마음은 나와 남이 다르지 않음을 잘 헤아려 알아야만 지닐 수 있다. 군자는 그런 앎을 갖추고 그런 마음을 지니려 애쓰는 존재다. 그래서 다른 사람과 어그러지면, 먼저 자신을 돌아본다.

둘째는, 남의 마음이나 감정을 들여다보는 것보다 자신의 마음이나 감정을 들여다보는 일이 훨씬 쉽고 중요하기 때문이다. 자기 마음이 왜 그렇게 되는지, 자신에게 어떠한 감정이 왜 일어나는지 모르면서 남의 마음을 헤아리고 남의 감정을 이해한다는 것은 語不成說(어불성설)이다. 게다가 자신은 하나지만, 남들은 수없이 많다. 마음이나 감정이 다 비슷하다 하더라도 서로 처지나 상황이 다르므로 남들의 마음과 감정을 제대로 알아채기는 참으로 어렵다. 그러니 하나인 자신을 먼저 아는 일이 수월하지 않겠는가?

‘맹자’ ‘離婁下(이루하)’에 나온다. “君子所以異於人者, 以其存心也. 君子以仁存心, 以禮存心. 仁者愛人, 有禮者敬人. 愛人者, 人恒愛之; 敬人者, 人恒敬之. 有人於此, 其待我以橫逆, 則君子必自反也. ‘我必不仁也, 必無禮也. 此物奚宜至哉?”(군자소이이어인자, 이기존심야. 군자이인존심, 이례존심. 인자애인, 유례자경인. 애인자, 인항애지; 경인자, 인항경지. 유인어차, 기대아이횡역, 즉군자필자반야. ‘아필불인야, 필무례야, 차물해의지재?’)

“군자가 남들과 다른 것은 마음을 잘 지니기 때문이다. 군자는 어짊을 마음에 지니고 예의를 마음에 지닌다. 어짊이란 남을 사랑하는 것이고, 예의란 남에게 지극하게 하는 것이다. 남을 사랑하면 남도 늘 그를 사랑해 주고, 남에게 지극하면 남도 늘 그를 지극하게 대한다. 어떤 사람이 나를 대하는 게 어그러져 있다면, 군자는 반드시 자신을 돌이켜보며 ‘내가 분명 어질지 못하고 예의가 없었기 때문이리라. 그렇지 않다면, 어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겠는가?’라고 생각한다.”

고전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