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치를 배우다 <241> 德本財末

bindol 2021. 6. 6. 05:07

덕 덕(-12)밑 본(木-1)재물 재(貝-3)끝 말(木-1)

 

이제 13-2가 이어진다. “德者本也, 財者末也. 外本內末, 爭民施奪. 是故財聚則民散, 財散則民聚. 是故言悖而出者, 亦悖而入; 貨悖而入者, 亦悖而出.”(덕자본야, 재자말야. 외본내말, 쟁민시탈. 시고재취즉민산, 재산즉민취. 시고언패이출자, 역패이입; 화패이입자, 역패이출)

“덕은 뿌리요 재물은 우듬지다. 뿌리를 밖으로 하고 우듬지를 안으로 하면, 백성들을 다투게 하고 빼앗는 짓을 가르치게 된다. 이러하므로 재물이 모이면 백성들이 흩어지고, 재물이 흩어지면 백성들이 모인다. 이런 까닭에 말이 어그러져서 나가면 또한 어그러진 말이 들어오고, 재물이 어그러져서 들어오면 또한 어그러져서 나간다.” 施(시)는 베풀다, 전하다는 뜻으로, 여기서는 가르침을 베푼다는 말맛이 있다. 聚(취)는 모이다는 뜻이다. 悖(패)는 도리에 어그러지다는 뜻이다.

“덕은 뿌리요 재물은 우듬지다”라는 말은 통치자나 정치가의 입장에서 한 말이다. 백성들로서는 당연히 재물이 먼저다. 먹고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백성이 아무리 애써 농사를 짓고 상업과 공업에서 활발히 활동을 하더라도, 그리하여 재화가 아무리 풍족해져도 군주와 관리들이 부덕하여 탐욕을 부린다면, 백성들에게 돌아갈 재화는 얼마 되지 않는다.

군주와 관리들이 덕을 갖출 생각은 없이 탐욕과 간악한 마음을 품고 재물을 독차지하여 백성들을 굶주리고 헐벗게 만드는 것, 이것이 “뿌리를 밖으로 하고 우듬지를 안으로 한다”는 말의 뜻이다. 그리고 백성들은 가질 수 있는 재화가 부족하므로 편안하게 살 수 없다. 살기 위해서 버둥질을 해야만 한다. 백성들이 서로 다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는 백성들 스스로 다투기를 좋아해서 그런 것이 아니다. 통치와 정치를 맡은 자들이 조장한 것이다.

탐욕스런 군주나 간악한 관리들은 백성들이 궁핍하게 지내더라도 걱정하거나 두려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들의 곳간을 더욱 채우려고 백성들을 닦달한다. 그러니 내리는 명령이 도리에 맞을 리가 없고, 그렇게 그러모은 재물이 합당할 리가 없다. 그런 명령이 바로 ‘어그러진 말이 나간 것’이고, 그렇게 그러모은 재물이 ‘어그러져서 들어온 것’이다.

고전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