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時 때 시 寺 절 사·내시 시 之 갈 지 持 가질 지 侍 모실 시
計 꾀 계
시간이란 무엇일까. 일반적으로 시간은 주기적으로 떴다가 지는 해나 차고 이지러지는 달, 수확에서 다음 수확까지의 시간이나 연어가 바다로 나갔다가 되돌아오기까지의 기간 등과 같이 일상생활에서 관찰되는 반복적 주기를 문자나 숫자의 형태로 객관화하고 표준화한 것이라 말해진다.
고대 중국의 경우 달(月·월)은 달의 주기에서, 年(해 년)이나 歲(해 세)는 수확의 주기에서 그 개념을 가져왔지만, 하루의 시간은 주로 태양의 운행으로 형상화했다. 그래서 시간을 뜻하는 時는 지금의 자형에서는 의미부인 日(날 일)과 소리부인 寺로 구성되었지만, 이전의 갑골문(왼쪽 그림)과 금문에서는 日과 之로 구성되어 ‘태양(日)의 운행(之)’이라는 의미를 직접적으로 그려냈다.
時의 소리부인 寺는 금문에서 손(又·우)과 之로 구성되었지만 이후 又가 손의 마디를 그려낸 寸(마디 촌)으로 변하고 之가 士(선비 사)로 잘못 변해 지금처럼 되었다. 之는 어떤 정해진 곳으로 감을, 又는 인간의 일이 대부분 손에 의존했기 때문에 ‘일하다’는 뜻을 가진다.
그래서 寺는 ‘어떤 곳으로 가서 일을 처리하다’가 원래 뜻이며, 그러한 일을 처리하는 사람을 寺人(사인)이라 했다. 또 그런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라는 의미에서 太常寺(태상시·종묘의 제사 등을 관장하던 고려시대 때의 관아)처럼 ‘관청’을 뜻하기도 했는데, 寺는 ‘조정(廷·정)을 말하며 법도가 있는 곳’이라고 한 ‘설문해자’의 해설은 이를 두고 한 말이다. 이로부터 이후 불교 사원인 ‘절’의 의미까지 갖게 되었다.
그러자 일을 처리하다는 원래의 의미는 手(손 수)를 더하여 持로,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은 人을 더하여 侍로, 그런 행위는 척(조금 걸을 척)을 더하여 待(기다릴 대)로 분화했다. 그리고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은 마음(心·심) 속에 믿음이 있어야 한다는 뜻에서 恃(믿을 시)가 만들어졌다. 한편 詩는 원래 言(말씀 언)과 之로 구성되어 말(言)이 가는대로(之) 표현하는 문학 장르를 말했으나 이후 言과 寺의 구성으로 변하면서 말(言)을 가공하고 손질하는(寺) 것이라는 의미로 변질되었다.
計는 소전체(오른쪽 그림)에서부터 言과 十(열 십)으로 구성되었는데, 사람들이 일하는 시간을 숫자(十)로 보다 자세하게 일러준다(言)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로부터 計에는 計算(계산)이라는 뜻이, 다시 計略(계략)처럼 미리 계산해 둔다는 의미에서 ‘꾀’라는 뜻까지 나왔다.
하영삼 경성대 교수 ysha@k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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