舜何人也 予何人也
순(舜)은 누구이며 나는 누구인가.
맹자’에서 만난 이 글귀는 대장부다운 그의 포부를 짐작하게 한다.
“성인 순도 나와 같은 인간이 아니겠는가? 순이 할 수 있었던 것을 나라고 할 수 없겠는가?” 그의 뜻은 오로지 성인에 있었다. 순은 효성이 지극하고 어질었으므로 요(堯)임금에게 기용돼 섭정을 하다가 요의 뒤를 이어 제위에 올랐다. 요임금과 더불어 상고시대의 성천자(聖天子) 오제(五帝)의 한 사람으로 일컬어진다.
맹자는 인생삼락(三樂)을 말함에 있어 천하에 왕이 되는 것 따위는 그 세 가지 낙(樂) 중에 들어가지 않는다며 부모구존(俱存)과 형제무고(無故)를 일락(一樂)으로 꼽았다. “성인 요순(堯舜)의 도는 효제(孝悌)뿐”이라며 맹자는 효제를 중시했다.
어느 날 순은 “부모의 뜻을 따르지 못했기 때문에 마치 올 데 갈 데 없는 궁인(窮人)처럼 보였다(爲不順於父母 如窮人無所歸)”고 실토한 적이 있다. 그는 요임금으로부터 제위를 물려받게 됐으나 집안에서 부모가 이를 기쁘게 여기지 않았으므로 이처럼 슬퍼했다는 것이다. 순은 사나운 계모와 짜고 완악한 아버지 고수가 몇 차례 자신을 위험에 빠뜨렸는데도 그때마다 지혜를 발휘해 살아나왔다. 그들은 순에게 창고의 지붕을 손보게 한 뒤 사다리를 치우고는 창고에 불을 질렀다. 우물을 파게 하고서 그가 나오려는데 이복동생 상(象)은 그대로 묻어버리자고 했다. 순은 그분들이 바라는 대로 죽을까를 잠시 생각했으나 겸연쩍게 살아 나와서 하는 말, “부모님을 결코 죄인으로 만들 수는 없었다”는 게 그의 해명이었다. 아무리 그를 핍박해도 순은 효도로써 묵묵히 부모를 섬기고, 아우를 사랑해 마침내 완악한 아버지 고수를 인자한 아버지로 만들었다. 많은 사람이 그에게 감화됐다. 이 사람도 그중의 하나이다.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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