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난자의 한줄로 고전

변화의 주재자가 신(神)이다

bindol 2021. 10. 24. 04:42

지변화지도자(知變化之道者)는 기시신지소위호(其知神之所爲乎)인저!

변화의 도를 아는 사람은 그 신(神)의 하시고자 하는 바를 아는구나!

‘계사전’ 제9장에서 공자가 하신 말씀이다. 그리고 ‘논어’ 술이 편에서 그는 “나는 ‘괴력난신(怪力亂神)’을 말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그렇다면 이 ‘神’이란 대체 무엇인가? 프랑스의 계몽주의 사상가 볼테르는 공자의 초상화를 집에 걸어놓고 예배를 드렸는데 공자가 신비함이나 기적을 말한 바 없이 최고 덕목을 인(仁)에 두고 인간을 교화한 그의 인간성에 감격한 나머지 그렇게 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공자가 ‘계사전’에서 언급한 신은 신비한 예언자로서의 초월적인 신(god)이 아니라 변화의 주재자를 신으로 봤던 것이다. 자연의 질서에 따라 봄 여름 가을 겨울이 가고 오듯이 원형이정(元亨利貞)의 운행방식에 따라 변화하는 그 음양의 근거를 공자는 신으로 봤다.

동양에서의 자연은 창조자의 피조물이 아니라 ‘스스로 그러함’의 자연(自然)일 뿐인 것. 가령 밤송이 가시에서 알밤이 튀어나왔을 때 무엇이 그렇게 했을까? 기(氣) 스스로 그렇게 한다는 것이다. 외부의 에너지를 필요로 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운동할 수 있는 추동력, 그 근거가 바로 음양이며 도(道)이며 자연이고 신인 것이다. 서양과 달리 동양에서는 자연의 설계자 개념이 없기 때문에 세계의 창조자라는 개념도 없다.

 


自然이란 글자 그대로 ‘스스로 그러함’의 자연이다. 스스로 그러함이란 무엇인가. 한 번 양(陽)이 되었다가 한 번 음(陰)이 되는 그 운행의 자체 조직성이 그러한 것이다. 음양 변화의 작용에 의해 헤아릴 수 없이 나타나는 이 ‘음양의 불측(不測)’을 일러 신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변화의 도를 알면 그 신이 하고자 하는 바를 알게 되며, 삶과 죽음의 이치까지도 알게 된다고 한 것이다.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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