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분율
▲ 음주 측정기에 나타난 천분율(퍼밀·‰)표시. /위키피디아
내년 3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여론조사 결과가 잇달아 발표되고 있어요. 'A후보와 B후보 지지율이 36.2% 대 28.7%로 A후보가 앞서고 있다'는 식이죠. 이때 사용되는 '퍼센트(percent·%)'는 여론조사뿐 아니라, '피자 30% 할인 쿠폰' '물가 상승률 2%' 등 우리 생활 곳곳에서 사용돼요.
퍼센트는 한글로 백분율이라고 해요. 전체 수량을 100이라고 할 때 그것에 대해 갖는 비율을 표시하는 방법이에요. 'per'는 '~에 대하여'란 의미고, 'cent'는 라틴어로 100을 뜻해요. 예를 들어, '피자를 30% 할인한다'고 하면 전체 피자 값을 100이라고 할 때 30만큼을 깎아준다는 뜻이죠. 1만원짜리 피자를 3000원 할인된 7000원에 사 먹을 수 있는 거예요. 퍼센트를 '프로'라고 하는 사람도 있는데, 이건 퍼센트의 네덜란드어 '프로센트(procent)'를 줄인 것이에요.
퍼센트의 기호 '%'는 1425년 이탈리아의 한 문헌에 나타난 특정 기호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정해요. 천분율도 있는데, 영어로 'per mille'이라고 쓰고 '퍼밀'이라고 읽어요. 기호는 '‰'이에요. 예를 들어, 혈중 알코올 농도 0.1%는 1‰로 나타낼 수 있어요.
퍼센트 수치가 증가하거나 감소할 땐 '퍼센트 포인트(%p)'로 나타내요. 두 퍼센트의 차이라고 할 수 있죠. 예컨대, 실업률이 4%에서 5%가 됐다면 1%p 상승한 거예요. 이것을 '1% 상승했다'로 잘못 표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영어 영역에서 %와 %p의 개념 차이를 혼동한 문제가 출제돼 큰 혼란이 벌어지기도 했어요. 해당 문제는 청소년들이 SNS에 어떤 유형의 개인 정보를 올리는지에 대해 2006년과 2012년 막대그래프를 보여주고 그래프 내용과 '일치하지 않는 설명'을 고르는 문제였어요. 수능을 출제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이메일 주소 공개 비율이 2012년의 경우 2006년보다 3배 높다'는 ④번 보기가 그래프와 일치하지 않는다며 정답으로 발표했어요. 하지만 ⑤번 '2012년 휴대전화 번호 공개 비율(20%)이 2006년(2%)과 비교해 18퍼센트(%) 늘었다(recorded an eighteen percent increase)'도 잘못됐다는 주장이 제기됐어요. 퍼센트 차이는 '18퍼센트'가 아니라 '18퍼센트 포인트'를 써야 한다는 것이죠. 결국 평가원은 ④번과 ⑤번 모두 정답으로 인정했어요.
이광연 한서대 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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