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찍은 허리케인 ‘아이다’ 사진. /연합뉴스
지난주 남부 지방을 강타한 태풍 '오마이스'로 대구·경북 지역이 큰 피해를 입었어요. 미국 남부 지방에도 최근 초강력 허리케인 '아이다'가 덮쳐 홍수·정전 등 피해가 크다고 합니다.
매년 7~10월 사이 우리나라에 많이 찾아오는 태풍은 열대성 저기압이에요. 우리나라는 최대 풍속이 초속 17m 이상인 바람을 태풍이라고 해요. 열대성 저기압은 발생 지역에 따라 다른 이름으로 불려요. 우리나라를 포함한 북서태평양에선 태풍(Typhoon), 북중미 지역에선 허리케인(Hurricane), 인도양과 남반구에선 사이클론(Cyclone)이라고 불러요.
태풍의 영어 이름 'Typhoon(타이푼)'에는 여러 유래가 있는데, 그중 하나는 그리스 신화에서 찾을 수 있어요. 최고의 신이라는 제우스도 무시무시한 상대에게 져서 한동안 동굴에 숨어 살아야 했는데, 그 상대는 바로 불기둥과 폭풍우를 일으키는 능력이 있는 거대한 괴물 '티폰(Typhon)'이었어요. 제우스는 티폰과 싸우다 팔다리 힘줄이 뽑히고 동굴로 피해야 했죠. 후에 제우스는 다시 힘줄을 되찾고 마침내 티폰을 물리쳤는데, 이때 티폰의 불 뿜는 능력은 빼앗고 폭풍우를 일으키는 능력만 남겼어요. 이 티폰에서 태풍의 영어 이름이 나왔다고 해요.
태풍에 처음 이름을 붙인 건 호주 예보관들이래요. 그들은 자기가 싫어하는 정치인 이름으로 태풍을 불렀는데, 예를 들어 싫어하는 정치인 이름이 톰이라면 "현재 톰이 태평양 해상에서 헤매고 있는 중입니다" "톰이 엄청난 재난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습니다"라는 식으로 예보를 한 거죠. 그리고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군에서 공식적으로 이름을 붙이기 시작했는데, 이때 예보관들이 아내나 애인 이름을 사용했기 때문에 한동안 태풍 이름은 여성 이름이었어요. 2000년부턴 태풍위원회 14개 회원국이 제출한 이름을 번갈아 사용해요. 회원국이 10개씩 제출한 총 140개 이름을 28개씩 5개조로 나누고 1조부터 5조까지 차례대로 사용해요. 140개를 모두 사용하고 나면 1번부터 다시 사용됩니다. 태풍은 보통 연간 30개쯤 발생해서 140개를 다 사용하는 데 4~5년이 걸려요. 큰 피해를 입힌 태풍 이름은 폐기하고 다른 이름으로 대체하는 경우도 있어요.
우리 나라는 개미·나리·장미·미리내 등을 제출했어요. 북한도 별도로 기러기·도라지·갈매기·수리개 등 10개를 제출해서 한글 이름 태풍이 20개예요. 지난달 23~24일 우리 나라를 지나간 태풍 '오마이스'는 미국이 제출한 이름이고, 다음에 발생하는 태풍 이름은 베트남의 '꼰선'이에요.
이광연 한서대 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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