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산책

[수학 산책] 고대엔 무한 개념을 神만 아는 영역으로 간주했대요

bindol 2021. 10. 28. 04:24

 

[수학 산책] 고대엔 무한 개념을 神만 아는 영역으로 간주했대요

우주와 무한(∞)

지난 21일 우리나라 기술로 만든 발사체 '누리호'가 발사됐어요. 비록 궤도에 안착하지 못했지만 우리나라의 우주 기술 발전을 보여줬다고 전문가들은 말해요. 앞으로도 우리는 우주로 나아가는 연구를 계속할 거예요. 자원이 한정된 지구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우주는 무한한 가능성을 뜻하니까요.

우주로 진출하기 위해선 우주의 모양을 정확하게 알면 좋을 거예요. 지구가 둥글다는 걸 안 다음 두려움 없이 새로운 탐험에 나선 것처럼요. 하지만 인류는 아직 우주의 전체적인 모양이 어떻게 생겼는지, 끝이 있는지 없는지 알지 못해요.

최초로 우주의 그림을 그린 과학자는 독일 태생의 영국 천문학자 윌리엄 허셜(1738~1822)이에요. 그는 자기가 만든 망원경으로 밤하늘을 관측해 우주 전체의 단면도를 만들었죠. 하지만 그가 그린 것은 우주 전체가 아닌 지구가 속한 '우리 은하'의 일부라는 사실이 추후 밝혀졌지요.

일부에선 우리가 관측할 수 있는 우주의 영역 너머에 무한한 우주가 펼쳐져 있다고 주장해요. 지구가 속한 우주 밖에 또 다른 우주가 있다는 다중우주론(Multiverse)을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고요.

무한(無限)은 수(數)나 양(量), 공간 등에 한계가 없는 것을 말해요. 예를 들어, 수학에선 선분의 양 끝을 늘이면 끝없이 이어지는 직선이 되고, 3.141592… 등으로 끝없이 소수점이 이어지는 원주율 같은 무리수가 예가 될 수 있지요.

'무한'은 오랫동안 수학자들에게 골치였어요. 고대엔 신만이 이해할 수 있는 개념으로 받아들여졌어요.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이자 수학자였던 피타고라스의 사상을 주축으로 형성된 피타고라스학파도 무리수라는 존재 때문에 큰 충격을 받았죠. 그들은 '만물의 근원은 수'이며 우주의 원리도 1~9 같은 수로 설명할 수 있다고 믿었어요. 그런데 순환하지 않는 무한소수(소수점 아래의 숫자가 무한히 계속되는 소수)인 무리수라는 존재는 그들의 생각에 반하는 것이었거든요.

이후 영국 수학자 존 윌리스(1616~1703)는 1655년 처음 숫자 '8'을 90도 회전한 것 같은 '무한대' 기호를 도입했고 1713년 스위스 수학자 야코프 베르누이(1655~1705)가 이를 다시 책에 인용하면서 수학적 기호로 받아들여졌다고 합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가 무한한지, 유한한지는 결국 계속 우주에 대해 관심을 갖고 연구를 해야 알 수 있을 거예요. 쉽지 않은 일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우주가 무한한 가능성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이광연 한서대 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