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산책] 3월 14일에는 원주율을 외워보세요
파이(π)데이
▲ 파이(π)데이 기념 파이(pie).3월 14일은 '화이트데이'입니다. 친구나 연인들이 사탕을 선물하며 좋아하는 마음을 전하는 날인데요. 수학자들에게 이날은 사탕을 주고받는 날이 아니라 '파이 데이'라는 특별한 날입니다. 파이 데이는 원주율(파이·π)이 3.1415926…인 것에서 유래했어요. 원주율을 소수점 아래 다섯째 자리까지 쓰면 3.14159인데요. 미국 하버드대학과 영국 옥스퍼드대학 등 서양 명문 대학에서는 3월 14일 오후 1시 59분에 수학을 전공한 학생들이 모여 음식을 나눠 먹는다고 해요. 원주율 파이와 발음이 같은 요리 파이(pie)와 이름에 파이(pi)가 포함된 파인애플(pineapple) 등을 먹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원주율을 소수점 아래 수십 자리까지 외우는 시합과 원주율에서 자신의 생일을 찾아내는 놀이를 한다고 해요.
원주율은 원의 둘레와 지름이 이루는 일정한 비율이에요. 원은 반지름에 따라 크기만 달라지고 모양은 항상 같아요. 원을 그리는 도구인 컴퍼스 바늘 부분에서 필기구를 끼운 곳까지 거리가 바로 원의 반지름입니다. 컴퍼스와 필기구 간격을 늘리면 원이 크게 그려지는 것처럼 원은 반지름 길이에 따라 크기와 둘레가 달라져요. 원주율을 나타내는 기호 π는 둘레를 뜻하는 그리스어 '페리훼리이아(περιμετροζ)'의 머리글자로 18세기 스위스 수학자 오일러가 처음 사용했어요.
아주 오래전부터 수학자들은 원주율을 구하려고 노력했어요. 기원전 3000년 고대 메소포타미아인들은 원주율을 3으로 추정해 계산했다고 합니다. 고대 이집트 사람들은 원주율을 3.16으로 추정했어요. 그리고 기원전 240년 무렵 그리스 수학자 아르키메데스가 소수점 아래 두 자리까지 정확한 값의 원주율을 구했어요. 그래서 그리스에서는 파이를 '아르키메데스의 수'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독일에서는 파이를 '루돌프의 수'라고 부르는데요. 1600년대 독일의 수학자 루돌프 판 쾰렌이 파이를 소수점 35자리까지 계산해 냈기 때문이죠.
원주율은 소수점 아래 숫자가 무한히 계속됩니다. 그래서 원주율 전체를 구하거나 기억하는 건 불가능해요. 원주율로 컴퓨터의 성능을 시험하기도 합니다. 1949년 9월 최초로 컴퓨터를 이용해 원주율을 구했는데요. 소수점 아래 2037자리까지 계산했어요. 2005년 일본에서는 컴퓨터가 원주율을 소수점 약 1조 자리까지 구했어요. 최근에는 구글 클라우드를 활용해 원주율을 구하고 있습니다. 구글 클라우드는 2019년 원주율을 소수점 아래 31조4159만 자리까지 계산했어요. A4 용지 한 장에 숫자를 가득 쓴다고 했을 때 약 62억장의 종이가 필요할 정도로 엄청난 숫자예요.
이광연 한서대 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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