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산책] 1부터 100까지 더한 값? 50×101하면 돼! … 소행성 궤[도까지 발견한 '수학의 황제'
가우스
수학의 대표적인 특성 중 하나는 아주 복잡한 개념을 수식으로 '단순화'하는 일입니다. 수학 공식 자체가 어려운데 이게 무슨 말이냐고요? 예를 한번 들어볼게요.
'수학의 황제'라는 별명을 가진 독일의 수학자 가우스(1777~1855·사진)는 고대 그리스의 아르키메데스(기원전 287?~기원전 212), 영국의 아이작 뉴턴 (1642 ~1727)과 함께 '가장 위대한 수학자 3인' 중 한 사람으로 꼽히는 인물입니다. 가난한 벽돌공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부터 아주 총명했기 때문에 친척들과 귀족 영주의 도움을 받아 대학까지 공부할 수 있었어요.
▲ /위키피디아
그런 가우스가 초등학생이던 열 살 때 일이에요. 선생님이 수학시간에 잠깐 쉬고 싶어서 학생들에게 "1부터 100까지를 모두 더해보라"는 문제를 하나 냈어요. 그러자 많은 학생이 1에 2를 더하고, 거기에 다시 3을 더하고, 거기에 다시 4를 더하는 식으로 한참 동안 계산을 하기 시작했죠. 물론 선생님도 학생들이 이런 방식으로 계산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가우스는 이 문제를 보자마자 숫자 하나를 종이에 적고 팔짱을 끼고 앉아 있었다고 해요. 가우스가 쓴 답을 본 순간 선생님은 가우스의 천재성을 알아챘답니다. 어떻게 가우스는 문제를 보자마자 답을 알 수 있었을까요?
다른 학생과 달리 가우스는 이 문제에 일정한 규칙이 숨어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즉, 다른 학생들처럼 1부터 차례로 100까지 전부 더하는 것이 아니라, 1과 맨 마지막 수인 100을 더하면 101, 다시 2와 99를 더하면 101, 3과 98을 더해도 101이라는 규칙을 알아차린 거죠. 이렇게 더하면 101이 총 50개가 나오므로 가우스는 1부터 100까지의 합이 50×101=5050 이라고 간단하게 정답을 구한 거예요. 이를 오늘날 '등차수열의 합'의 공식이라고 하는데요. 가우스처럼 복잡한 현상을 가능한 한 간단하게 만들어서 생각하는 방법을 우리는 '수학적 사고력'이라고 한답니다.
가우스는 이런 식으로 어느 현상에서 새로운 규칙을 발견하는 걸 좋아했어요. 가우스가 발견한 또 다른 대표적인 규칙은 소행성 세레스의 공전 궤도인데요. 세레스는 1801년 이탈리아 천문학자 피아치가 발견했지만 어느 날 갑자기 보이지 않게 됐지요. 그러자 가우스가 세레스의 공전 궤도를 계산해서 세레스가 화성과 목성 사이에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고, 다음번 나타날 지점을 정확하게 예측했답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가우스는 1807년엔 괴팅겐대학 교수 겸 천문대장으로 임명됐죠. 당시 세레스의 공전 궤도를 찾는 데 이용한 수학 공식(최소제곱법) 역시 가우스가 고등학교 때 만들어낸 것이라고 해요.
이처럼 수학에서는 어떤 현상을 하나하나 알아가는 과정에서 나머지 것들을 알아내는 '생각의 끈'을 키울 수 있어요. 이를 통해 실생활에서도 전체를 하나의 짜임새 있는 틀로 만들어내는 방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이광연 한서대 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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