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상과학 영화에 가끔 생소한 이름의 금속이 등장한다. 아다만튬 비브라늄 언옵테늄이 그렇다. 가상의 금속들이다. 이 중 아바타라는 영화에 나오는 언옵테늄(Un-obtainium)이 가장 인상적이다. 얻지(obtain) 못할(Un) 금속(ium)이란 뜻이다. 아바타는 탐욕적 인간이 얻을 수 없는 금속을 억지로 얻으려고 전쟁을 일으켜 결국 박살난다는 내용의 생태주의 영화다. 인간은 그렇게나 얻을 수 없는 금속을 얻으려고 혈안이 될 정도로 금속을 추구한다.
이렇듯 인간이 좋아하는 금속일 것 같지 않은데 모두 금속인 원소들이 있다. 칼로 잘리는 무른 금속들이다. 원소주기율표에서 1족과 2족이다. 원자번호 1번으로 1족의 1st이자 우주 태초의 원소인 수소(Hydrogen)는 예외다. 1족에 리튬(Lithium) 나트륨(Natrium) 칼륨(Kalium) 루비듐(Rubidium) 세슘(Caesium) 프랑슘(Francium), 2족에 베륨(Berylium) 마그네슘(Magnisium) 칼슘(Calcium) 스트론튬(Strontium) 바륨(Barium) 라듐(Radium)이 있다.
모두 이름 끝에 ium이 붙어 있으니 명백히 금속 원소들이다. 1족 원소들은 알칼리 금속원소, 2족 원소들은 알칼리 토금속 원소다. 중국인들은 1족과 2족 원소들을 뜻하는 한자에 공통적으로 금속을 뜻하는 金을 부수로 쓴다. 가령 나트륨은 鈉, 마그네슘은 鎂다.
1족 알칼리 금속원소들 중 대표 선수는 원자번호 19번인 칼륨이다. 칼륨은 알칼리의 칼리와 ium을 합친 단어다. 포시윰이라고도 불리는데 원자기호 K가 칼륨의 이니셜이니 칼륨이라 부르는 게 쉽다. 칼륨 비료를 가리라고 부르던데 이는 Kalium을 칼륨이라 발음 못하고 가리유무로 발음하던 일본인들한테 영향받은 결과다. 치명적 독극물인 청산가리도 청산칼륨이라 부르는 게 좋다.
질소 인과 함께 3대 비료의 하나인 칼륨은 식물에 필수다. 동물에게도 필수 미네랄이다. 칼륨이 부족하면 몸에 심각한 이상이 생긴다. 이때 루비듐 세슘이 우리 몸에 들어오면 어찌 될까? 모두 1족에 속하는 알칼리 금속 원소로 최외각 전자가 1개다. 칼륨과 성질이 비슷하다. 그러니 칼륨 행세를 한다. 중금속이기에 그나마 있는 칼륨을 밀어낸다. 그렇게 하여 우리 몸을 망가뜨린다.
역시 2족 알칼리 토금속의 대표 원소인 원자번호 20번 칼슘도 마찬가지다. 필수 미네랄인 칼슘이 부족할 때 스트론튬 바륨 라듐 등이 우리 몸에 들어오면 어찌 될까? 2족에 속하는 이들 알칼리 토금속 원소들은 칼슘처럼 최외각 전자가 2개다. 원소의 성질이 비슷하다. 칼슘 행세를 한다. 중금속이기에 그나마 있는 경금속인 칼슘을 밀어내기도 한다. 당연히 우리 몸을 망가뜨린다.
원소주기율표에서 2, 3, 4 주기에 속하는 가벼운 원소들은 대개 필수 미네랄이다. 반면에 5, 6, 7 주기에 속하는 무거운 원소들은 무겁기에 배출되지 않고 몸에 쌓여 중독(中毒)을 일으키는 중(重)금속이며 방사성을 띠기 쉽다. 칼륨이나 칼슘과 같이 필수 미네랄인 경금속 원소들이 세슘이나 바륨 등 중금속 원소들한테 휘둘려 당하지 않으려면? 골고루 잘 먹어 경금속 미네랄을 적당히 섭취해야 한다. 그러면 우리 몸이 정상이 된다. 설령 중금속이 좀 들어와도 못되게 설치지 못한다. 오늘 먹을 칼륨과 칼슘을 내일로 미루지 말자.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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