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에 천연으로 존재하는 가장 무거운 원소는? 우라늄이다. 원소가 무거우니 원자핵 안에 양성자와 중성자가 많다. 원자번호 92번 우라늄엔 92개의 양성자가 있다. 여기서 이런 의문이 생긴다. 같은 전하를 가지면 서로 밀어내는 법이다. 그런데 어찌 같은 양(+) 전하를 가진 핵자 92개가 원자핵 안에 똘똘 뭉쳐 있을 수 있는가? 전자기력보다 훨씬 큰 힘으로 묶여 있어야 가능하다. 그렇게 양성자들끼리 중성자와 함께 뭉치게 하는 힘이 원자핵 안에서만 작용하는 강한 핵력인 강력이다.
원자핵 안에서만 작용하는 약한 핵력은 약력이다. 강력이 양성자와 중성자들끼리 결집하는 힘이라면 약력은 양성자와 중성자로 이루어진 원자핵이 붕괴하는 힘이다. 모든 원소들은 반감기(半減期)를 가지며 붕괴한다. 가장 큰 원소인 우라늄도 붕괴한다. 양성자 92개+중성자 146개=질량수 238우라늄은 붕괴하여 234토륨→234프로탁티늄→234우라늄→230토륨→226라듐→222라돈→218폴로늄→214납→214비스무트→214폴로늄→210납→210비스무트→210폴로늄→206납으로 안정된다. 이렇듯 질량 수를 줄여가며 붕괴하여 원자번호는 같지만 질량 수가 다른 여러 동위원소들이 파생된다. 양성자 2개+중성자 2개가 방출되는 알파붕괴와 중성자가 양성자로 바뀌며 전자가 방출되는 베타붕괴를 통해 알파(α)선과 베타(β)선이 나오며 동시에 전자기파인 감마(γ)선이 나온다. 바로 방사능을 가진 방사성 원소로부터 나오는 방사선이다.
자연붕괴하여 나오는 방사선이 아니라 인공분열시켜 나오는 방사선도 있다. 질량수 238 우라늄에 중성자 하나를 충돌시키면 그냥 원자핵 안으로 흡수된다. 그래서 질량수 239우라늄이 된다. 이 우라늄이 베타 붕괴하면 원자번호 93번 넵튜늄이 되고, 한번 더 베타 붕괴하면 원자번호 94번 플루토늄이 된다. 핵분열하는 굉장히 불안정한 원소로 알파 붕괴하면 우라늄이 된다. 그런데 원자탄이나 원자로 안에서 중성자 하나를 질량 수 235 우라늄에 충돌시키면? 하나의 우라늄이 두 원소로 쪼개진다. 크립톤과 바륨, 아이오딘과 이트륨, 루비듐과 세슘, 제논과 스트론튬으로. 이 때 두세 개 중성자가 튀어나오며 다른 우라늄 원자에 연속적으로 충돌되어 연쇄분열을 일으킨다. 분열 전보다 분열 후 원자의 줄어든 질량 만큼 엄청난 에너지가 나온다. 원자핵 안에서 양성자와 중성자를 강하게 묶었던 강력이 풀리니 얼마나 큰 에너지가 나오겠는가. 에너지(E)가 줄어든 질량(m)에 제곱한 광속(c2)을 곱한 값으로 터져 나온다.
이렇듯 인간은 원자핵을 인공분열시킬 수 있는 과학 기술 공학을 가지게 되었다. 그러나 이로 인한 마이너스도 크다. 인간이 건드린 원자핵으로부터 방출되는 방사선은 인간의 세포핵으로 들어온다. 그리 되면 유전자 서열이 망가지며 치명적 병이 생긴다. 이제 인간은 원자핵은 물론 세포핵까지도 건드릴 수 있는 생명과학 기술 공학까지도 가졌다. 신적 인간(Homo deus)으로 등극했다. 그러나 건드리지 말아야 할 걸 건드린 건 아닐까? 인공분열시킬 우라늄도 모르고 세포핵 염기들 중 하나인 우라실도 몰랐던 백년 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까? 그러나 돌이킬 수 없다. 중심 제대로 잡고 정신 바짝 차릴 수 밖에 없다. 각자도생(各自圖生)할 때다.
박기철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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