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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간 깻잎

bindol 2022. 5. 19. 19:02

외간 깻잎

중앙일보

서정민 중앙SUNDAY 문화선임기자

 

‘외간 깻잎’은 요즘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는 갑론을박 논쟁의 주제다. 한 TV 프로그램에 출연한 가수 노사연이 남편 이무송, 자신의 여자 후배까지 셋이 함께 식사했을 때 벌어진 일화를 소개하면서 논쟁은 시작됐다. 이날 식당 반찬으로 나온 깻잎지가 겹겹이 너무 착 달라붙어 있어 여자 후배가 잘 떼어내지 못하자 남편 이무송이 젓가락으로 깻잎지를 눌러서 그녀를 도와줬다는 게 핵심이다. 이에 노사연은 “내가 보는 앞에서 ‘외간 여성’의 깻잎을 잡아줬다”며 화를 냈고, 이무송은 “그저 매너였을 뿐인데 왜 화를 내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맞받아쳤단다.

이날 방송에 출연한 패널들조차 “화내는 게 당연하다” “그게 왜 화낼 일이냐” 의견이 팽팽히 갈렸고, 이후 ‘외간 깻잎’ 논쟁은 여러 방송에서 셀럽들의 의견을 묻는 난제가 됐다. 연예인 인스타그램에 ‘외간 깻잎’ 의견을 묻는 팬들의 질문이 올라오고, 해당 연예인의 대답은 온라인 매체에서 화제다.

깻잎지. 사진 '종갓집' 홈페이지 캡처

양쪽의 의견은 이렇다. “화낼만한 일”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가족·친척이 아닌 ‘외간’ 이성에게 지극히 사적인 도구인 젓가락을 사용해 돕는 일은 상대 이성에게 충분히 불쾌한 일이라는 의견이다. “화낼만한 일이 아니다”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사소한 매너일 뿐인데 너무 예민하게 반응한다는 의견이다. 점입가경, 최근에는 ‘외간 새우’ 논쟁도 등장했다. 애인이 깐 새우를 내가 아닌 외간 이성이 먹는 것은 괜찮은가 하는 질문이다. 연인 사이에 싹 트는 질투심에 정당한 이유와 결론이 있을까. 백화만발한 계절에 갑자기 주목받게 된 깻잎만 즐겁다.

 

서정민 중앙SUNDAY 문화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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