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1) 녀모정렬女慕貞烈 남효재량男效才良
▶ 현토음독懸吐音讀
녀모정렬女慕貞烈하고, 남효재량男效才良이라.
▶ 훈음訓音
女 계집 녀 / 慕 그릴 모 / 貞 곧을 정 / 烈 매울 렬
男 사내 남 / 效 본받을 효 / 才 재주 재 / 良 어질 량
▶ 풀이
녀자(女)는 뜻이 곧고(貞) 절개가 굳센(烈) 이를 사모하고(慕),
남자(男)는 재주가 있고(才) 선량한(良) 이를 본받는다(效).
▶ 자원字源
女 : 계집이 손을 앞으로 모으고 무릎을 꿇고 앉아있는 모습을 나타낸 것이다.
慕 : 뜻을 나타내는 마음 심㣺과 음과 동시에 ‘모습’의 뜻을 가지는 없을 막莫으로 이뤄졌다. 마음 속으로 모습을 생각한다는 데서 ‘그리다’를 뜻한다.
貞 : 점 복卜과 조개 패貝가 결합했다. 貝는 솥 정鼎이 잘못 쓰인 것이다. 鼎은 거북점에서 卜이 나오도록 불로 지지는 것이다. 본래 ‘점을 치다’라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불로 거북점을 지지면 곧은 모양으로 점괘가 나온다는 데서 '곧다'는 뜻으로 확장됐다.
烈 : 뜻을 나타내는 불 화灬(火, 불꽃)와 음을 나타내는 벌일 렬列(찢다)로 이뤄졌다. 불이 타서 튀긴다는 데서 전轉하여 ‘맵다’, ‘굳세다’의 뜻이다.
男 : 밭 전田과 힘 력力(농기구)의 합자이다. 논이나 밭을 가는 사람이라는 데서 ‘남자’의 뜻이 됐다.
效 : 음을 나타내는 사귈 교交(교→효)와 타이르고 가르쳐 좋은 것을 배우도록 한다는 뜻의 칠 복攵(攴, 회초리로 치다) 이 결합하여 ‘본받다’를 뜻한다.
才 : 새싹이 땅에서 돋아나는 모습을 나타낸 것이다. 초목(草木)의 싹이 자라나듯 사람의 능력도 클 수 있다는 데서 ‘재주’를 뜻한다.
良 : 곡식 중에서 좋은 것만을 골라내기 위한 기구의 모습을 나타낸 데서 ‘좋다’의 뜻이다.
▶ 참고내용
녀모정렬남효재량女慕貞烈男效才良을 성차별로 보는 시각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왜냐하면 실제로 나라가 어지러워지면 이러한 논리로 여성이 불이익을 받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은 지나치게 단순화한 인과관계의 오류이다. 난세에는 약육강식의 논리가 횡행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약한 여성이 차별을 받는 것이며, 거기에 그럴싸한 논리가 따라붙은 것일 뿐이다.
위 구절을 달리 표현하면 남녀유별男女有別이라 할 수 있다. 이것은 여성을 보호하기 위한 논리이다. 스포츠 시합을 남녀혼성으로 진행해버린다면 여자가 있을 자리는 없을 것이다. 성 개념이 왜곡되어 나타나는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여성 육상시합에서 트랜스젠더들이 메달을 휩쓸고 있는 것이다. 페미니즘이나 퀴어이즘과 같은 젠더운동은 의도와는 다르게 여성의 사회적 위상을 깎아내리고 있다.
녀모정렬은 여성이 남성을 주체적으로 선택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조선시대의 여성들이 그러했다고 한다. 2017년 한국을 공식 방문한 벨기에 공주에게 "서양 공주님을 처음 뵙는 것이어서 조금 판타지를 느낌도 든다"고 발언한 문재인 대통령의 관념은 당신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한국의 모양주의慕洋主義는 여성들에게 '서양 공주 판타지'를 강요하고 있으며, 많은 여성들이 비주체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동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페미니즘을 받아들인 나라는 일본이다. 현재 일본에서 최고액권 지폐 초상인물로서 가장 추앙을 받고 있는 후쿠자와 유키치가 최초로 저술한 책이 <젠더론>이다. 이 책은 일본에 페미니즘을 소개했다. 페미니즘은 서구제국주의 남성들의 폭력성으로 인해 생겨난 왜곡된 이념이다. 서구의 나이트(knight) 문화와 일본의 사무라이 문화는 거의 유사하기 때문에 일본 내에서 페미니즘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 게 아닌가 한다.
맑스레닌주의에 경도된 민주노총 등의 사회운동권에서는 페미니즘에 맑스주의를 접목시켜서 자본계급 대 노동계급의 구도를 남성 대 여성의 구도로 바꾸어 남성에 대한 여성의 투쟁을 기치로 내건다. "만국의 여성들이여, 단결하라", "여성에게는 조국이 없다" 등의 구호가 이를 방증한다. 일본은 남성과 여성을 갈라놓으니 오히려 여성이 불리한 형국이 조성됐다. 우리는 이 점을 인지하고 반면교사로 삼아 젠더운동을 올바른 방향으로 선회시켜야 한다.
주해천자문에서는 녀모정렬남효재량女慕貞烈男效才良을 알면 어버이를 섬길 수 있을 것이라 하고 있다. 비록 남녀가 몸을 수련하는 일(修身之道)에는 다름이 있으나 내면으로 심성을 닦는 오상五常 수련은 동일한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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