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법카 의혹’ 관련자 비극에도 “나와 무관” 반복하는 이재명식 화법
민주당 차기 대표 선출이 유력한 이재명 의원이 아내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불법유용 의혹’ 사건 참고인 사망과 관련해 “그게 이재명과 무슨 상관이 있는가”라고 말했다. 그는 “저는 염력도 없고 주술도 할 줄 모르고 장풍도 쓸 줄 모른다”며 “나라가 무당의 나라가 됐다”고 했다. 참고인의 사망이 자기 때문이 아니라는 주장을 이런 식으로 한 것이다.
이 사건은 이 의원이 경기도 지사로 있을 때 아내 김씨가 사적으로 한우·초밥·복요리·샌드위치 등을 사 먹으며 세금으로 결제하는 경기도 법인카드를 지속적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이다. 사용처, 사용 시간, 사용 한도 등 법인카드의 제한을 피하기 위해 카드 바꿔치기, 쪼개기 계산 등 편법을 쓴 의혹도 받고 있다. 이 문제로 대선 때 이 후보가 위기에 몰리자 김씨는 공개 사과하면서 “수사를 통해 진실이 밝혀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 수사 과정에서 숨진 참고인 명의의 개인 카드로 먼저 결제하고 나중에 취소한 뒤 법인카드로 다시 결제한 기록이 나왔다. 그래서 참고인 조사를 받았고 조사 직후 불행한 일이 일어난 것이다.
참고인이 숨진 장소도 이 의원 아내 김씨의 오랜 측근이 소유한 빌라로 밝혀졌다. 이 측근은 김씨의 의전 담당 비서로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에 깊이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의원은 경기 지사 재임 당시 숨진 참고인을 산하기관 임원으로 임명한 일도 있다. 그럼에도 이 의원은 그의 죽음이 “나와 무슨 상관이냐”고 한다. 이 의원 관련 사건에서 이런 비극이 일어난 게 4번째다. 그때마다 이 의원은 자신과 상관없다는 식으로 대처했다. 이 의원의 설계에 따라 대장동 개발 사업을 주도한 성남도시개발공사 간부가 숨졌을 땐 “모르는 사람”이라고 했다. 유가족은 이 말 때문에 “죽을 만큼 고통을 받았다”고 했다.
이 의원은 대통령 부부의 무속 관련 논란을 끄집어내 자신을 둘러싼 논란을 덮고 싶었던 것 같다. “염력, 주술, 장풍, 무당의 나라” 발언은 그래서 나온 것이다. 그러나 이 의원을 둘러싼 일련의 불법 의혹들은 수사를 통해 엄정하게 시시비비를 가려야 할 사안이지 정치 공방으로 뭉개고 넘어갈 일이 아니다. 사법적 문제를 정치 문제화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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