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태코너][6692]나비 박물관 발행일 : 2006.01.11 / 여론/독자 A30 면

별칭이 남나비였던 한말의 남계우(南啓宇)도 그런 분 가운데 한 분이다. 이미 16세에 지금의 한국은행 뒤편에 있는 당가지골의 자택에서 나비 한 마리를 쫓아 동소문까지 가 잡아낸 맹렬 수집광이었다. 그는 이렇게 채집한 나비를 책갈피에 끼워두기도 하고 실물을 장지문에 고착시켜 그 위에 종이를 대고, 연필이 없던 시대인지라 버드나무 끝을 태워 윤곽을 본뜨고 물감칠을 하여 나비그림으로 병풍을 만들었다. 그가 그린 나비 병풍은 귀물이었으며, 전기 석주명이 소장한 병풍에 그린 나비만도 총 5과(科) 25종(種) 82마리에 이르고 있다.
주로 용인에 살아 경기도 나비는 그의 접도(蝶圖) 속에 수렴됐으며, 여행하면서도 채집 그림으로 남기는 풍류도 지녔다. 기백종의 나비를 집에서 기르기도 했다 한다. 나비 100여 마리가 그려진 그의 나비병풍을 욕심낸 당시 미국 공사 알렌이 거금인 700원에 사려고 안달했다고도 한다. 청나라의 한 재상이 가보로 남나비의 나비 병풍을 가지고 자랑삼고 있음을 사신이 보고와 문집에 남기기도 했다.
이렇게 많은 그림을 그렸으면서 단 한 마리도 판 적이 없어 가치가 상승하여 위작이 많이 나돌기도 했다. 남나비가 중국에 초대되어 가 있는데 무수히 많은 나비 떼가 용인 그의 집에 날아들어 이상하게 생각했더니 바로 그날 중국에서 객사했다는 이야기도 전해내리고 있다.
그밖에 송나비로 불린 송수면(宋修勉)이라는 나비광도 있었다 하니 이들의 나비 문화재도 수집하여 제주도의 나비박물관을 민족문화유산으로 키우는 데 나라가 관심을 가져주어야 하겠다.
(kyoutae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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