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태코너] 나노 플라워
흔히들 한국인은 손으로 사물을 본다고들 한다. 옷가지 하나 사고 쌀 한 됫박 살 때도 반드시 손으로 만져보고 산다. 관광도 눈만으로 성이 차지 않아선지 손으로 만져본다. 손이 닿을 만한 문화재마다 손때가 반지르르한 데 예외 없음이 그 때문이다. 서양사람들은 기도할 때도 손바닥만 맞추고 허공을 응시하는데, 우리 어머니들은 두 손바닥을 맞추는 것만으로는 성이 차지 않아 닳도록 손을 비빈다. 서양사람은 눈으로 신을 잡으려 하는데 한국사람은 손으로 잡으려 한다. 인간의 시각·청각·후각·미각·촉각 다섯 감각을 교신하고 통합하는 교환대 구실을 하는 뇌량(腦梁)이라는 부위가 있다. 뇌량에서 통합된 제3의 감각을 감(勘)이라 한다. 직감(直感) 영감(靈感) 육감(六感) 영각(靈覺)으로도 표현되는 이 감이 잡히는 부위가 그 나라 사람이 살아온 문화여건에 따라 달라진다. 서양사람들이 눈으로 감을 잡는다면 마사이족은 귀로, 마오리족은 코로 잡고 한국인은 손으로 감을 잡는다.
한국인이 기능올림픽에서 연패 행진을 십수년 지속하고, 국제경기에서 손을 주로 쓰는 스포츠에서 발군의 살력을 발휘한 것이며, 반도체 전자 통신 등 미세산업에서 두각을 드러낸 이유도 손에 집약된 감이 그 원동력이다. 황우석 교수의 연구체험으로 미시(微視)경지에서 난자 하나 집어내는 데, 미국 학자는 1시간 남짓 걸리는데 한국 학자는 15분 안에 집어낸다는 것도 손에 집중돼 있는 감의 소치다. 그렇다면 앞으로 세계를 지배할 초미세(超微細)세계인 나노 마이크로 코스모스의 지배자는 한국인이 적성이라는 논리가 형성된다. 보도된 대로 이 미지의 세계에 최초로 나노의 꽃을 피우고 나노의 나무를 길러놓은 것이 한국 학자인 것은 우연이 아니다. 이제 꽃뿐 아니라 나노산천, 나노마을, 나노동물들로 이루어진 걸리버의 소인국 같은 환상의 나노천지를 창조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 많은 미생물들을 그 나노천지에 살려 나름대로의 개성 있는 문화를 이룩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하여 한국인은 천국을 지키는 베드로처럼 그 초미세국에 드는 열쇠를 들고 나노국의 선주자로 자임하게 될지 모를 일이다.
(이규태 kyoutae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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