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태코너] 좋은 어머니상
1960년대 우리나라 젊은 어머니들의 필독서로 「스포크박사의 육아서」가 불티나듯 팔렸고 이 육아법을 모르면 구식 어머니로 소외당했을 만큼 위력이 컸다. 한데 70년대 들어 그 육아법에 대한 비판이 일기 시작했고 그 쟁점으로 맹모삼천(孟母三遷)이 거론됐던 기억이 난다.
어린 맹자가 시장 옆에 살면서 장사치 하는 흉내를 냈을 때 스포크 박사라면 장사치 흉내 내는 것은 이러저러 해서 나쁘니 그런 놀이를 하지 말라고 누누이 이해시키고 제재했을 것이다. 하지만 맹모는 눈여겨만 보고 아무 말 없이 집을 옮겼다.
어느 편이 맹자의 교육을 위해 좋은가 따지기 이전에 전자는 머리(Head)로 기르는 것이고 후자는 마음(Heart)으로 기르는 것이 된다. 곧 하지 말라고 납득시키기 전에 하지 않을 수 없게 한다.
핵가족에서 어머니로부터 격리해 기르는 아기는 하루 종일 천장만 바라보고 누워 있어야 하며 애정 기근과 스킨십 부족으로 자율신경에 실조(失調)를 초래하는 것이 헤드 양육이요 어머니에게 업히고 안기고 팔베개 베고 자면 식구나 동네 사람들로부터 다양한 자극을 받으며 울고 보채고 자라는 것이 하트 양육이다.



한국 아이들은 어렵기만 한 아버지 그리고 무섭기만 한 어머니 제 욕심만 챙기는 형제자매와의 시이에서 의사를 억제하기 일쑤며 그 가족 간의 뜬 사이를 다리 놓는 매체를 원하며 자란다. 곧 부모형제에게 하지 못할 말을 할 수 있는 아줌마 같은 어머니가 하트의 어머니요, 잘잘못을 끊고 자르듯 완충을 거부하는 그런 어머니가 헤드의 어머니다. 옛날 집집마다 아줌마를 두었던 것은 가사를 돕는 일 이전에 한국 가정에 결핍된 하트문화를 대행시키기 위함이었다.
영국에서 「어머니날」을 맞아 청소년들 상대로 좋은 어머니를 물었더니 의외로 애니메이션 만화 속에 등장하는 심슨부인이 뽑혔다. 얼굴도 곱상은 아니요 한국 아줌마처럼 몸도 뚱뚱한 편인 부인은 아이들을 두고 머리가 아닌 마음, 곧 끊고 맺는 헤드 아닌 하트로 포용하는 어머니다. 헤드 위주의 선진국 어머니관이 변하고 있음에 우리 어머니들 유의했으면 한다.
(이규태 kyoutae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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