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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태코너] 운석 인명사고

bindol 2022. 10. 30. 16:12

[이규태코너] 운석 인명사고

조선일보
입력 2003.10.10 16:10
 
 
 
 

지구 둘레에는 하루에도 수만 개의 별똥들이 날아들고 있지만 대기권에 들면 마찰로 닳아없어져 지상에 떨어지는 것은 극소수로 해마다 7개 전후라 한다.

중국의 북쪽 변방을 지켜주는 신당인 북진묘(北鎭廟)에 가면 보천석(補天石)라는 바위 덩어리가 있는데 신화시대에 하늘이 뚫려 내려앉은 바위로 신성시해 왔다. 중국에 가는 조선 사신 일행들이 들러 이 보천석 가루를 긁어온다 했는데 바로 그 돌가루가 만병통치약으로 알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민속에 별똥은 같은 무게의 은값과 맞먹었다 했는데 전지전능의 천제(天帝)께서 내린 이 별똥가루를 먹고 낫지 않는 병이 없었다고 알려져 있었던 것으로 미루어 보천석은 바로 중국 고대에 낙하된 운석이었음을 알 수 있다.

애리조나 사막에 2만여년 전에 추락한 것으로 추정되는 운석(隕石)의 흔적은 지름 1500m, 깊이 170m로 그 파괴력은 30메가톤급 수소폭탄의 위력이었다.

1908년 6월 30일 시베리아 퉁구스카 강변에 떨어진 운석의 충격파는 가공할 정도로, 그곳에서 560㎞나 떨어진 곳을 달리던 열차의 기관사는 자신의 기관차가 폭파되는 줄 알았을 정도였다.

 

그 후 조사에 따르면 이 운석 낙하로 인한 폭풍으로 4000㎢ 안의 모든 나무들이 꺾였다. 미국 캐롤라이나 지방에서는 1300㎢ 안에 3000여개의 운석 낙하 흔적이 나 있는데 거대한 운석이 분산낙하한 흔적으로 조사되었다.

흥미 있는 것은 이같이 작고 큰 운석이 지구에 떨어져 왔고 지금도 떨어지고 있지만, 그로써 사람이 다친 적이 없다는 점이다. 사람 사는 곳을 피해 떨어진다 하여 운석에도 도덕이 있다는 말까지 있다. 1911년 이집트에 떨어진 운석에 맞아 개 한 마리 죽은 것이 생명손상의 첫 케이스요, 그것이 말세를 예언한 천제의 경고라 하여 사교까지 번졌었다.

한데 수일 전 인도 오리사주의 마을들에 운석들이 낙하, 20여명이 부상했다고 영국 BBC방송이 보도했다. 도덕 부재 시대로 치닫고 있는 작금에 인류에 대한 경고가 아닐 수 없다. 고려 때 이규보(李奎報)의 글에 하늘에서 돌멩이가 떨어져 치일까 봐 두려워 나들이 못 하는 한 거사(居士)를 해학적으로 묘사한 ‘외부(畏賦)’가 있는데 그것이 현실화하고 있는 작금이다.

(이규태 kyoutae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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