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태 코너

[이규태코너] 스카프 파동

bindol 2022. 10. 30. 16:19

[이규태코너] 스카프 파동

조선일보
입력 2003.10.03 18:12
 
 
 
 

300만의 이슬람교도가 살고 있는 독일에서 여교사가 베일, 곧 스카프를 쓰고 수업하는 것을 두고 찬반이 달아오른 가운데 엊그제 독일 헌법재판소가 스카프 수업을 합법화했다. 프랑스에서는 이슬람여인들의 스카프 쓴 신분증명의 유무효가 쟁점이 되고 있는 등 세계적 문화갈등의 초점이 되고 있어 이 판결의 귀추가 주목된다.

눈썹 길이의 인종별 차이를 비교 조사해 놓은 것을 본 적이 있는데 사막민족인 아랍인의 것이 제일 길었다. 육상 동물 가운데 눈썹이 제일 긴 것은 사막동물인 낙타다. 모랫바람 끊이지 않은 사막에서 몇천년 살아온 것과 연관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사막민족은 얼굴을 가리는 베일을 쓰게 됐다는 것이 기원설이다. 코란 24장에 얼굴을 가리는 베일을 가슴팍까지 내려덮고 남편이나 아버지 이외에는 여자다움을 보여서는 안된다 했으니 남녀유별사상의 도구가 돼오기도 했다. 우리나라에도 전신을 덮었던 장옷이 인권차원에서 차츰 짧아져 개화기에 얼굴을 해방시켰듯이 이란에서 처음으로 베일로부터의 해방이 단계적으로 이행됐었다. ‘한쪽 눈의 여인’이라는 이란의 대중가요가 유행한 적이 있었는데 거리에서 물건 파는 여인에게는 한쪽 눈만 가리게 했는데 별나게 매혹적인 한쪽 눈이기에 노래를 타고 유행했을 것이다. 이렇게 해방된 이란여성에게 호메이니가 집권하면서 복고시켰던 것이다.

아프가니스탄에서는 베일을 부르카라 하는데 부르카로부터 해방된 도시 여성에게 원리주의의 탈레반 정권은 여자스포츠에서 팔다리 노출을 금하여 긴소매 바지를 입히고 부르카를 쓰고 달리게 했으며 몸을 노출시키는 공중 목욕탕을 폐쇄하고 여자는 운전은 고사하고 차에 타지도 못하게 하였으며 여자교육을 금지하는 폐쇄정책을 썼었다.

한데 근간에 이스람국가들에서 남녀차별을 초월, 베일을 찾아쓰는 문화역행이 자연스레 진행되고도 있다 한다. 역설적이지만 베일을 쓰면, 보여지는 여자로부터 보는 여자로 변신을 하게 되고 베일을 쓰면 노출 때보다 윤곽이 애매해져 보다 아름답게 보이기도 한다. 지금 세계 각국에서 베일을 벗을 것과 벗지 못하겠다는 파동이 번져가고 있는 저변에는 문화갈등이나 인권문제와는 다른 저의가 깔려있어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