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태 코너

[이규태코너] 수퍼 사랑의 모약

bindol 2022. 11. 1. 16:29

[이규태코너] 수퍼 사랑의 모약

조선일보
입력 2003.07.30 15:17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다는 뜻으로 중국속담에 「독두산(禿頭散) 위에 익다산(益多散)」이라는 게 있다.

촉나라 지사(知事)에 여경대란 노인이 일흔 넘어서 아들을 셋이나 낳은지라 비법을 물었다. 상복한다는 약 부스러기를 마당에 던지는지라 수탉이 집어먹더니 지체 없이 암탉에게 업히기를 며칠을 지속했다.

암탉 머리털이 다 벗겨지도록 사랑했다 해서 독두산(禿頭散)인 이 사랑의 묘약이 역대 중국에서 으뜸 최음제로 손꼽혀왔다. 그 후 종을 죽인 한 귀부인의 재판기록에서 드러난 익다산(益多散)이 독두산을 누르고 판치기에 이르렀다.

여든 살 남편이 한 도사가 처방해준 최음제(催淫劑)를 써보지도 못하고 죽자 그 부인이 75세 된 허리 굽은 늙은 종 익다(益多)를 가엾이 여기고 먹였더니 허리가 빳빳해지고 검은머리가 나더니 30대로 젊어져 두 계집종과 놀아나 아이를 둘씩이나 낳았다.

이 귀부인마저 유혹에 빠져들었다가 추문을 두고 갈등 끝에 익다를 살해하고 법정에서 진술한 내용이 「동현자(洞玄子)」라는 문헌에 나온다. 그 후로 중국 황실에 독두산 위에 익다산이 자리잡게 됐다 한다.

발기부전 치료제로서 비아그라는 치료제보다 사랑의 묘약으로 신화적 전파를 해왔다. 한데 그보다 발기효과도 높고 지속시간도 36시간이나 길어지며 발효시간도 절반이나 단축된 시알리스의 수입을 허가함으로써 독두산 위에 익다산 꼴이 됐다. 시알리스보다 효과를 더 높인 레비트라도 수입될 것이라 하니 쾌락감각 문화는 천장 모르고 치솟고 있다.

 

흥부전의 꾀쇠아비나 가루지기타령의 변강쇠, 심청전의 뺑덕어멈 등 고전소설 속의 악역인물의 몰골은 머리는 짱구요, 가슴은 새가슴, 둔부는 퍼진 절구통 같다는 데 공통되고 있다. 꾀만 부리다보니 머리가 커지고 도덕적 심성이라고는 티끌만큼도 없으니 가슴팍이 클 수 없으며 쾌락추구의 말초감각만 발달했으니 하체가 커질 수밖에 없다.

독일의 정신의학자 프린츠홀른은 정리되지 않은 잡다한 지식의 축적으로 머리통만 커지고, 자기위주로만 살기에 남을 배려하는 심정공간인 가슴이 사라진 데다, 말초 감각만 발달하여 국부가 커진 기구한 몰골의 현대인을 프린츠홀른 인간이라 했다. 머리통에 국부만이 달린 프린츠홀른 인간을 굳히는 초수퍼 비아그라 업그레이드가 아닐 수 없다.

(kyoutaele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