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태 코너

[이규태 코너] 新版 금지된 장난

bindol 2022. 11. 7. 07:30

[이규태 코너] 新版 금지된 장난

 

조선일보
입력 2003.04.06 20:22
 
 
 
 

프랑스 영화감독 클레망은'태양은 가득히''선술집''금지된 장난'등
전쟁 증오를 동화처럼 담담하게 묘사하여 감동을 주었다.

2차 세계대전에서 파리가 독일군에 함락당하자 난을 피해 시골로 가던
다섯 살의 포레트는 기총소사로 양친을 잃고 전쟁고아가 된다. 애견의
사체를 안은 채 숲속을 헤매다 가난한 농민의 아들인 열한 살의 미셸을 만나
그 집에 가 산다. 애견의 무덤을 만들었던 포레트는 전장에서 본 그 많은
죽음의 충격 때문인지 작은 동물이나 곤충의 사체를 주워 와
무덤 만드는 일로 지새우고 미셸은 작은 연정으로 이를 돕는다.

장의사나 남의 무덤에가 십자가를 훔쳐대다 모자라자 교회의 큰 십자가를
훔치려다 목사에게 들켜 포레트는 보호시설에 들어가게 되고 이 소년소녀는
이별을 하게 된다는 것이 전쟁을 연달아 겪은 한국인을 사로잡았던
영화'금지된 장난'이다.

'금지된 장난'이 포레트의 반전메일이라면 지금 온 세계 각국말로
번역되어 번져나가고 있는 13세 미국 소녀 샤로트의 반전메일이 흉금을
울리고 있다. 이라크 전쟁이 임박했을 무렵 이라크 어린이들을 만나고 온
샤로트의 반전메일 가운데 이런 대목이 있다. "알리는 걸프전쟁에서
아버지가 죽었을 때 세 살이었다. 알리는 그후 3년 동안 아버지의
무덤 헤치는 장난으로 지새웠다. 헤치면서 알리는 울먹이며 외쳤다.

 

'이제 괜찮아요, 아빠. 아빠를 이곳에 가둔 사람들은다 가고 없어요.
이제 나와도 돼요'"하며ㅡ. 이라크전쟁을 두고 그 가고 없던 사
람들이 다시 나타났다고 샤로트는 말한다. 신판'금지된 장난'이라도 보는
듯한감동이다.

항만전쟁 때 미사일에 피폭되어 악성 임파선으로 병동에서 죽어가고 있는
파이살, 장기를 상해 25달러만 있으면 살아날 것을 죽어가고 있는 무스타파 등
걸프전 후유증을 앓는 어린이들의 실상을 고발하고'이라크 인구의 절반인
1200만 어린이들은 91년 2월 16일 바그다드 방공호에서 고성능 스마트탄에
맞아 300명이 몰살당한 것 같은 운명 앞에 떨고 있다'했다.

미국 네인주에 사는 샤로트의 반전메일이 뜨자 1주일 동안 5만건의 호응이
있었고, 세계 반전집회에서 연설의뢰가 밀어닥치고 있다 한다.

(이규태 kyoutae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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